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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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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막말·혐오 발언 심판은 유권자의 몫이다

  • 기사입력 : 2024-04-08 19:2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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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2대 총선 사전투표를 끝내고 본투표를 남겨 놓은 시점에 여야 후보의 막말과 혐오발언이 도를 넘었다. 사전투표율은 역대 최고이지만 선거 수준은 사상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야가 공천 과정에서는 역풍 차단을 위해 막말 후보를 배제하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선거 막판에는 지지층 결집을 위해 후보뿐만 아니라 당 대표까지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막말을 여과 없이 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도 낙동강벨트의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막말과 네거티브 선거전에 빠진 모양새다. 일부 후보들은 전·현직 대통령을 비하하고, 매우 폭력적이고 위협적인 발언과 듣기 민망한 험구를 늘어놓아 유권자들이 불쾌감을 느낄 정도다.

    국민의 힘 윤영석 후보(양산갑)는 “문재인 죽여(야돼)”라는 막말을 했고,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후보(김해을)와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을 개와 강아지에 비유했다고 한다. 양산을에서는 김두관 민주당 후보의 현수막이 철거된 것을 놓고 김태호 후보측을 의심하는 주장부터 한 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뒤늦게 사과한 것을 보면 이번 4·10 선거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정책과 공약은 오간 데 없고 여야 대표와 후보자들이 내뿜는 증오와 막말에다 네거티브 공세로 역대 그 어느 선거보다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다. 낙동강벨트를 중심으로 유례 없는 여야 경쟁구도가 형성된 탓이라고 해도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

    총선은 ‘막말·혐오발언 대회’를 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입법을 잘할 수 있는 유능한 정치인을 뽑는 절차다. 현역의원이 후보라면 4년간의 의정활동도 평가해야 하는 선거다. 따라서 선거운동도 이에 걸맞아야 한다. 저열한 막말과 증오·혐오발언은 선거의 품격을 떨어트리고, 지지자만을 겨냥해 민의를 왜곡시키는 독버섯과 같은 존재다. ‘빈 깡통이 더 요란스럽다’는 말이 있다. 선거판에서 막말을 쏟아내는 후보는 속이 빈 깡통과 같은 사람이다. 이런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면 우리의 정치는 퇴행할 수밖에 없다. 유권자는 정의의 여신과 같이 눈가리개를 하고 막말후보를 가려내야 한다. 그것이 투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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