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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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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벚꽃 없는 바래길도 좋았지만- 차상호(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24-03-26 19: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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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주말 가족들과 남해를 다녀왔다. 1박 2일로. 어디로 갈까 하다 진교 대신 고속도로를 계속 타고 하동에서 내렸다. 가장 큰 목적은 남해대교 행사에 가는 것이었지만, 아이들은 큰별 최태성 선생님의 강연을 듣고 사인을 받는 것이 목적이었다. 남해대교~노량대교 걷기에 2시간이 걸렸지만, 코스가 너무 좋았다. 벚꽃은 없었지만 남해 ‘바래길’은 길 자체로도 만족스러웠다.

    ▼남해만이 아니었다. 진해군항제도 시작됐지만, 꽃 없는 꽃 축제가 됐다. 유난히 잦은 비에 기온도 낮았으니 통영 봉숫골축제 역시 벚꽃 피는 것을 예상하고 날짜를 잡았겠으나 예측은 빗나갔다. 봄 축제, 꽃 축제야말로 겨우내 움츠렸던 이들이 본격적인 나들이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좋은 것이고, 덕분에 관광지는 물론 식당이며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기회인데 날씨가 돕지를 않는다.

    ▼관광산업도 타격을 입을 것이고 농업도 걱정이다. 평년에 비해 90㎜ 이상 비가 많이 왔고, 일조량은 평년보다 60시간이나 줄었다고 한다. 수박을 비롯해 딸기와 고추, 토마토, 오이, 애호박, 깻잎까지 경남에서만 7620개 농가에 1269㏊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습도가 높고 일조량이 부족하니 병해충이 오고 생육도 어려우니 수확량까지 줄어 농가의 시름은 커지기만 한다. 기상청 관측자료를 봤더니 올해 1월엔 11일, 2월엔 절반이 넘는 15일이나 비가 왔다. 3월에도 11일이나 비가 내렸고, 목요일에 또 비 소식이.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엘니뇨가 3~5월에는 중립 상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는 세계기상기구(WMO)의 전망이 있었다는데 지금까지만 보면 잘 모르겠다. 사과값과 대파값이 모두의 관심거리가 됐다. 이러다 정말 채소와 과일값이 얼마나 더 오를는지 걱정이다. 비싸지만 소비자나 생산자나 모두 힘들 뿐이다. 벚꽃 없는 바래길도 좋았지만 역시 꽃 피는 봄, 봄다운 봄이 좋다.

    차상호(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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