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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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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벚꽃, 꿀벌 그리고 이상 기후- 김정민(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24-03-24 19: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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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최대 벚꽃 축제인 진해군항제가 개막했다. 하지만 길가에 빽빽이 심긴 왕벚나무에서 꽃이 활짝 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아직 열리지 못한 작은 봉오리만 알알이 맺힌 상태다. 군항제의 주인공인 벚꽃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만개한 꽃대궐을 기대하고 발걸음을 옮긴 상춘객들은 아쉽다는 반응이다. 올해 군항제는 23일부터 4월 1일까지다. 1963년 처음(개막일 4월 5일) 시작된 이래 가장 빠른 시기다.

    ▼축제 일정은 빨라지는 개화 시기와 기상 전망을 고려했다. 작년 군항제는 3월 25일 개막했지만, 벚꽃은 이보다 빠른 21일 개화했고, 지난 겨울 이상 고온 현상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전국 평균 기온 역시 4.1도로, 1973년 이후 가장 높았고, 지역에서 20도를 웃도는 초여름 날씨가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잦은 비와 꽃샘 추위로 날씨가 급변하면서 벚꽃 개화가 늦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겨울철 이상 고온 현상, 큰 폭의 일교차 등 예측하기 힘든 기상 변화는 벚꽃 개화 지연에 앞서 과수와 농작물에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따뜻한 겨울 영향에 반응해 개화가 일찍 시작됐지만, 그 뒤에 찾아온 갑작스런 기온 하강으로 저온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경남도가 지난달까지 잦은 강우와 일조량 부족 등으로 피해를 입은 농작물을 잠정 집계한 결과, 면적은 1270㏊에 달했다. 무려 384만1750평 규모다. 과일과 채소 등 일부 품목의 경우, 생산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지난해 4월 초에도 대부분의 노지 작물에서 냉해가 발생했다. 최근 사과 가격 급등 역시 지난해 이상 기후로 생산량이 급감한 영향이 크다. 앞서 경험했던 꿀벌 폐사와 실종 사태도 3년째 반복되고 있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양봉 농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꿀벌들의 활동 시기 착각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단순한 날씨 변덕이라 치부하기에는 이상 기온이 심화되고 있고, 피해도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김정민(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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