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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총탄의 흔적을 보며- 최환석(경남동부보훈지청 제대군인지원센터장)

  • 기사입력 : 2024-03-05 19:3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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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샘추위가 아직도 봄을 시샘하는 요즘이지만 거리에 피는 꽃망울을 보며 추웠던 겨울도 지나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늘 무심코 지나치던 거리의 담벼락을 오늘은 우연히 멈춰서 바라보게 되었다. 마산 서성동 3·15의거 기념탑에서 조금 걸어가면 무학초등학교 담벼락이 있다. 마산 3·15의거 때의 총탄 자국이 그대로 나 있는 곳이다. 아직도 선명한 총탄 자국을 보며 64년 전의 그날을 떠올려 본다.

    1960년 3월 15일은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3·15의거가 일어난 날이다. 자유당 정권 부정선거에 대한 항의로 3월 15일 1차 시위에 이어 4월 11~13일 일어난 2차 시위에 경찰은 최루탄 및 총기로 무차별 발포를 가하면서 12명 사망, 2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게 되었으며, 총탄에 쓰러져간 열사는 대부분 학생들이었다.

    특히 김주열 열사는 4월 11일 오른쪽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마산 앞바다에 시신으로 발견되었고 이는 전국적인 시위의 도화선이 되었다. 정말 꽃다운 젊음을 피워보기도 전에 생명을 짓밟힌 것이다. 불의를 보고 의연히 일어섰던 그들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더 고개 숙여 명복을 빌었다.

    이러한 민주화 운동의 올바른 진상규명 등을 위해 2022년 1월 21일 3·15의거 참여자의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었고,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서는 지난 2023년 12월 20일 ‘3·15의거와 개소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292건의 진실규명과 2명을 4·19혁명유공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그간 4·19의 발단 정도로만 여겨졌던 3·15의거에 대한 새로운 사실과 구체적인 진실을 밝히면서 3·15의거가 별개의 역사적 사건으로 인식돼 독립적인 지위를 갖도록 하는 작업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경남신문 2023년 12월 20일)

    제64주년을 맞는 올해는 ‘눈부신 큰 봄을 만들었네’라는 주제로 3·15아트센터에서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다.

    이외에도 3·15의거 청소년 문화제, 3·15의거 기념 대음악제 등이 진행될 예정이고, 특히 3월 31일에는 제31회 3·15마라톤이 해양누리공원에서 개최된다.

    따뜻한 봄날 가족들이 함께 참여하여 3·15의거의 의미도 새기며 좋은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혹시 다른 지역에서 여기 창원으로 오신다면 아마 그때쯤 벚꽃 또한 활짝 피어 장관을 이룰 것 같다.

    그리고 경남동부보훈지청에서도 민주보훈문화제로 ‘민주야 가치놀자’라는 주제로 4월 20일에 개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언제나 돌아오는 3월, 우리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조차 아까워하지 않은 많은 민주열사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고 공헌하신 분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64년 전 그날 온 국민이 하나 되어 민주주의를 외쳤던 현장을 다시 한번 회상해본다.

    최환석(경남동부보훈지청 제대군인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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