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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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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방의회 권한 강화! 누구를 위함인가- 강삼식(공무원노조 의령군지부장)

  • 기사입력 : 2024-03-03 18:5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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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미를 만들려면 잡풀을 손쉽게 뽑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하고, 낫은 잡초를 쉽게 벨 수 있도록 날카롭게 다듬어져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과연 지방의회는 호미와 낫을 권한이라치면 제대로 만들고 사용하고 있는가? 인사권 독립이 낫이라면 이번 인사는 용도에도 맞지 않는 작업을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해마다 문제가 반복되는 외유성 해외 출장, 창원시의원 이태원 참사 관련 막말, 진주시의회 황제 의전, 양산시의원 여직원 상습 성추행 등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지방의회 부정부패로 자정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방의회는 공직 유관단체 평균 종합 청렴도와 비교해 최저 수준이며 ‘견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당연한 결과라 생각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깨끗한 공직사회 건설이라는 기조로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하기 위해 지방의회 견제의 주체로 공무원노동조합이 나설 수밖에 없다.

    인사권 독립! 누가 만든 것이고 누구를 위한 법인가? 인사권만 가지고 독립이라 말할 순 없다. 왜냐하면 인사권과 관련된 예산과 뒷받침하는 제도도 함께 동반된 상호 합의로 권리 이양이 되어야 독립이라는 단어를 쓸 이유와 가치가 부여되는 것이다. 군수와 대등한 권력을 소유한 것으로 착각하여 나도 인사권이 있으니 “너희 공무원들은 나에게 머리 숙여 복종하라”, “내 말 잘 들으면 고속 승진할 수 있다” 식의 집행부에 대한 반항감과 무언의 시위로 비추어질 뿐이다.

    지금 단계에선 6급 이하 인사권은 보장하더라도 최소한 5급 인사는 인사 운영 협약이 존재하고 상호 교류가 이뤄지는 만큼 객관성과 공정성, 타당성에 입각한 인사로 의회 독립성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일 것이다. 법을 만든이가 잘못인지, 그 법을 악용하여 집행하는 이가 잘못인지 묻기 전에 스스로 전문성, 역량, 책임감을 인식하고 사전에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위와 같은 지방의회 비판의 목소리 외 자기 사람 심기, 인사 뒷거래, 선거판 줄 세우기 등의 또 다른 구린 뒷말들이 나오기 전에 스스로 자중하고 권위 의식을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도덕과 윤리가 사라지고 권력만 휘두른다면 거기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군민과 공무원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

    지금이야말로 군민들의 의중을 묻고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고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여겨진다. 그러면서 지방의회 의원들의 의정 활동비는 110만원에서 40만원이 인상된 150만원으로 추진하면서 공무원 월급 1~2%로 오르면 세금 도둑이니 철밥통이니 온갖 비판을 쏟으면서 국회나 지방의회 제 밥그릇만 챙기는 오늘의 현실을 무어라 설명할 수 있겠는가? 자신에게 관대하고 행정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내로남불’이다. 국민으로부터 의견수렴 없이 자신들의 이익과 탐욕으로 만들어진 인사권 독립이라면 나는 수긍하기 어렵다.

    권한이 권력이 되고 그 권력이 군민이든 공무원이든 마음을 다치게 한다면 언젠가는 칼날은 자신을 향해 있을 것임을 명심했으면 한다.

    강삼식(공무원노조 의령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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