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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남명 조식 선생과 미국 아이젠하워 대통령- 김무만(합천 용암서원 사무국장)

  • 기사입력 : 2024-02-22 18:5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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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가 되면 자신의 가족, 직장 등에 대해 덕담(德談)을 전하기도 하고 스스로 다짐하기도 한다.

    스스로 다짐하거나 교훈적 메시지를 전할 때 사자성어(四字成語)를 많이 활용한다. 사자성어는 한자(漢字) 네 자로 이루어져 있고 교훈이나 어떤 상황, 감정 등을 비유하거나 전달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새해를 맞아 정치를 비롯한 교육, 민생은 물론 누구나 인문학(人文學) 소양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완급허실(緩急虛實)’이라는 남명선생의 사자성어를 소개한다.

    이 완급허실이라는 말은 1567년 16세의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오른 조선 14대 왕 선조(宣祖)가 같은 해 12월 선생을 조정으로 부르는 유지(有旨)에 대해 사양하는 상소문(丁卯辭職呈承政院狀)에 나오는 말이다.

    여기서 선생은 선조께 “전하께서는 무슨 일이 급하고 무슨 일이 급하지 않은지,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중요하지 않은지를 잘 분간해서 처리하십시오. 그렇지 않고 이리저리 형세만 둘러보고 구제(救濟)하지 않는다면 나중에는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입니다”라고 아뢨다.

    사람은 누구나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이 똑같이 주어진다. 하지만 시간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정말로 급하고 중요한 일을 제대로 처리해 나가야 개인도, 나라도 성공하고 사람의 병도 고칠 수가 있는 것이다.

    미국의 34대 대통령이자 제2차 세계대전 중 최고사령관이었던 아이젠하워(Dwight D. Eisenhower)가 발견한 시간 관리 매트릭스는 현대사회의 기업경영과 국가행정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 매트릭스에 의한 시간 관리의 우선순위 첫 번째는 급하고 중요한 것 두 번째는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것 세 번째는 중요하지 않지만 급한 것 네 번째는 중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은 것 등으로 분류하는데 아이젠하워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일에만 집중하고 나머지 세 번째, 네 번째 일에는 시간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위정자들이 본받아야 할 점이라고 여겨진다.

    남명선생은 아이젠하워가 발견한 시간 관리 매트릭스 보다 약 400년 전에 ‘완급허실’의 개념을 선조께 제안한 것이다. 이는 현대사회의 개인은 물론 국가경영과 기업경영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시테크의 모범답안이라 할 수 있다.

    대학(大學)에 “사물에는 본(本)과 말(末)이 있고 일(事)에는 시작(始)과 끌(終)이 있으니, 먼저하고 뒤에 할 것을 알면 도(道)에 가까울 것이다(物有本末 事有終始 知所先後 則近道矣)”라는 말이 있다. 청룡의 해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엇이 급하고 중요한 것인지를 잘 분간해서 시간을 집중하면 모두가 성공하는 한 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무만(합천 용암서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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