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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인구보건복지협회 경남지회 100인의 아빠단 활동을 마치고- 윤훈재 (경남 5기 100인의 아빠단)

  • 기사입력 : 2023-12-26 21: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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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는 40대 후반의 평범한 두 아이의 아빠입니다. 경상도에서 태어나서 현재 경상도에서 살고 있는 저는 지극히 평범한 가장입니다. 늦은 나이에 결혼해서 첫째를 마흔 살에 얻었고, 둘째는 작년에 태어났는데 큰애 키울 때 주변 지인들은 다 아이들이 초등학생 정도 되었고, 늦둥이로 태어난 둘째를 키우는 지금 주변에 일찍 결혼한 친구들은 아이가 벌써 수능을 치기도 합니다. 남들이 아이를 키울 때 아이들의 육아는 엄마가 보통 책임을 지고 있는 모습으로 비쳐졌고, 경상도라는 지리적 특성이 그런 건지 육아에 아빠가 참여를 많이 하는 것은 조금은 볼썽사나운 것으로 치부되기도 했습니다.

    요즘 아빠들의 육아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 제 주변 지인들을 보면 엄마의 육아 참여도가 훨씬 더 높으며, 저도 저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아내는 생각이 전혀 다르네요. 언제나 저의 육아 참여도가 저조하다고 불만이 많습니다. 처음에 100인의 아빠단이라고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신청을 하자고 해서 반대를 했습니다.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무엇인가를 한다는 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이죠. 첫째를 키울 때 아내가 이런 걸 하자고 했으면 절대 안 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도 첫째를 키우면서 극성인 아내가 아이들 수업 같은 걸 보내면서 본의 아니게 따라다니게 되었고, 실제로 열성적인 아빠들도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남자가 아이들의 육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죠.

    올해 처음으로 100인의 아빠단에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피자도 만들고 로봇랜드도 가고, 매주 주간 미션을 실천하면서 저희 아이가 정말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내키지 않아 했던 제 모습이 점점 옅어지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며칠 전에도 아내랑 아이들 육아 때문에 싸움을 했는데, 저는 아직도 육아에 베테랑인 아빠는 아닙니다. 그래도 이런 프로그램을 억지로 하다 보니 아이들과 정말 잘 놀아주는, 육아 참여도가 높은 아빠들이 많다는 것을 보고 저도 조금씩 변하는 것을 느낍니다.

    100인의 아빠단에서 활동하시는 분들 중에 저처럼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신청하신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그분들도 저처럼 억지로 하다 보니 자신이 예전과는 조금은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실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아내들은 이런 활동을 통해 아빠들의 육아 참여도가 180도 바뀌기를 기대할지도 모르지만, 제가 이제는 이런 프로그램을 스스럼없이 참여하게 된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서 가족과 유대를 강화해 가니 아내와 아이는 100인의 아빠단을 정말 좋아하고 즐거워해서 만나는 사람마다 좋다고 얘기하는데, 저도 100인의 아빠단의 열성 멤버가 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미션을 수행하겠습니다.

    윤훈재 (인구보건복지협회 경남지회 5기 100인의 아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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