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8일 (일)
전체메뉴

[동서남북] 통영시, 시체육회 길들이기 도 넘었다- 김성호(통영거제고성 본부장)

  • 기사입력 : 2023-08-27 19:20:06
  •   

  • 26년 동안 이어 오던 통영시와 여수시의 영호남생활체육대회가 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통영시가 참가예산 3000만원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시체육회에 통보했기 때문이다.

    영호남체육대회는 통영시와 여수시가 자매도시 결연을 맺은 것을 기념해 1999년부터 시작된 생활체육인의 체육교류 행사다. 짝수 해에는 통영에서, 홀수 해에는 여수에서 번갈아 개최해 오고 있다. 올해 대회는 11월 25, 26일 이틀 동안 여수시 일원에서 축구와 야구, 배구 등 15개 종목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통영시는 하반기에 시민체육대회와 경남생활축전 등 대규모 체육행사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영호남생활체육대회 지원이 불가하다고 이유를 밝혔지만 석연찮다.

    오히려 통영시의 ‘시체육회 길들이기’로 보는 지역 체육계의 시각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민선 8기 이후 통영시와 시체육회는 갈등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천영기 통영시장과 안휘준 통영시체육회장이 체육회 사무국장 임명을 두고 이견을 보인 것이 갈등의 시작이었다. 갈등 이후 통영시가 체육회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다.

    통영시는 시체육회에 대해 특정감사를 실시한데 이어 올해부터 시체육회를 거치던 종목단체 보조금을 직접 집행하고 있다. 시체육회에는 직원 인건비와 전기세, 사무용품비 등 최소한의 운영비만 지급하고 있을 뿐이다.

    생활체육지도자와 체육회사무국 직원들의 각종 수당도 삭감하거나 지급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 10월부터 결원된 생활체육지도자 2명에 대해서는 ‘하는 일이 없다’는 이유로 충원조차 않고 있다. 올해 초 도민체전을 준비하면서는 종목단체 임원과 읍면동 체육회장들만 따로 불러 연석회의를 갖는 등 시체육회를 따돌렸고, 체육진흥법에서 필수적으로 두도록 한 체육진흥협의회도 구성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통영시체육회는 도체육회 관련 업무와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유소년 지원 사업 외에 대부분의 통영시 체육행정에서 철저히 배제된 상황이다.

    체육회를 고사시키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동원된 방법도 집요하다 못해 옹졸하기까지 하다.

    어떤 이는 통영시와 통영시체육회의 불협화음은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유발됐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지난 선거에서 누구 편에 섰니 마니 하는 얘기들이다. 1년도 더 지난 일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그 시작이야 어찌 됐건 시와 체육회의 삐거덕거림은 결국 시민과 체육인들의 피해로 돌아갈 수밖에 없음을 통영시가 알길 바란다. 이번 영호남생활체육대회 일만 보더라도 자매도시 여수시 측에 볼 낯이 없는 형국이 됐으니 말이다.

    통영시의 체육회 길들이기는 누가 보더라도 분명 도를 넘었다.

    김성호(통영거제고성 본부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성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