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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양산 물금고 야구부- 김석호(양산본부장)

  • 기사입력 : 2023-08-06 19: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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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는 1946년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특히 1960∼70년대는 최고 인기를 누린 야구대회였다.

    16강에 들어가면 기본적으로 원정응원단이 꾸려지고, 텔레비전이 보급되기 시작한 70년대 초부터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유료 텔레비전 앞에 모여 시청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응원했다. 청룡기고교야구대회는 몇 안 되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스포츠 경기 중 하나였다. 1981년 프로야구가 생기면서 대회 인기는 줄어들었지만 야구 꿈나무들이 승천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대회이자 야구 애호인들의 관심사다. 미래 유망주가 누구인지 점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동원, 구대성, 이종범, 봉중근, 박찬호, 이승엽 등이 이 대회에서 수상했다.

    지난 2015년 창단된 양산 물금고 야구부가 52개팀이 출전한 제78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30년 만에 우승 탈환을 노린 경북고에 4-1로 석패했지만 창단 8년 만에 이룬 쾌거다. 물금고 야구부 창단 배경에는 원동중학교 야구부가 있다. 원동중 야구부가 대통령배 전국중학교야구대회에서 2013∼14년 2년 연속 우승하고 우수선수들이 배출됐지만 이들이 진학할 야구부가 있는 고교가 양산에는 없었다. 이에 양산시 야구협회와 허구연 야구해설가 등이 나서 양산지역 고교 야구부의 필요성을 지역 교육계 등에 피력했다. 양산교육지원청이 경남도교육청과 논의한 끝에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창단의 결실을 보았다.

    물금고가 이번 대회 8강에서 우승후보였던 충암고를 11-9로 격파하자 지역 야구 동호인은 물론 양산시민들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이어진 4강에서 경기상고를 13-5로 여유 있게 물리치고 결승에 가자 양산시와 지역체육계, 시민 등 400여명의 응원단이 서울 목동경기장을 찾아 응원전을 펼치기도 했다. 양산시민들은 삼삼오오 텔레비전 앞에 모여 응원했다.

    물금고 야구부의 선전은 짧은 기간이지만 36만 양산시민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데 충분했다. 선수들의 유니폼에 ‘양산’이라는 글자도 보여 양산을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도 했다. 각계의 칭찬이 쏟아지고 시민들의 박수도 이어졌다. 선수들의 열악한 생활환경을 접한 독지가들이 기숙사를 지어 주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낭보도 있다. 기숙사, 전용구장 등이 마련되면 전국의 중학교 우수선수들이 물금고 야구부로 진학할 것으로 보인다. 전용구장과 기숙사가 만들어져 훈련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선수층이 두터워진다면 물금고 야구부의 앞길은 탄탄대로가 될 것이다.

    물금고 야구가 홈런의 날개를 펼치는 데는 지역교육계는 물론 양산시와 시민, 경제계 등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김석호(양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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