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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19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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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칼럼] ‘시민의식의 기적’을 꿈꾸며- 김유상(김해시의원)

  • 기사입력 : 2023-06-21 19: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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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나의 SNS 댓글에 공원 내 쓰레기통을 만들어 달라는 민원이 있었다. 쓰레기통이 있어야만 주변이 깨끗하게 유지된다는 것이 그분의 의견이었다. 나는 시민의식 개선이 우선이라는 답변을 달았지만 무언가 찜찜했다.

    우리 주변 공원에 쓰레기통이 없어진 것은 불과 얼마 전이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시민의식의 부재 때문이었을 것이다. 공원에서 발생된 쓰레기 배출이라는 본래 목적을 벗어나, 주변 가정의 온갖 쓰레기를 공원에 버리는 것은 물론 분리배출도 제대로 안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쓰레기통이 다 차면 그 주변이 쓰레기로 흘러넘쳐 소위 ‘깨진 유리창’이 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얼마 전 김해시의회에서 ‘갈등유발 예상시설 사전고지 조례’ 일부 개정안의 문제로 여·야간의 갈등을 겪는 일이 있었다. 지역에 축사 및 폐기물 시설 등이 들어오면 시민들에게 알리는 조례인데 현 1000m에서 500m로 그 거리를 축소하자는 내용이었다. 우리가 말하는 일명 혐오시설 또는 기피시설은 각 지자체에 필요한 기반시설임에도 넓은 거리로 인해 오히려 본 조례의 제정목적 중 하나인 사회적·행정적 비용 절감을 저해한다는 것이 골자였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갈등해결 방안은 없기 때문에 서로의 입장 차이를 인정하고 보다 공동체적 관점에서 사안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를 전제로 찬성토론자로 나서, 이 조례가 시민들로 하여금 좀 더 알권리를 보장하겠다고 약속드리고 그에 따른 준비도 철저히 하겠노라고 말씀드렸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사회적 갈등은 심화되고 자기중심적 공공주의 결핍 현상은 두드러지기 마련이다. 공원 쓰레기 문제, 갈등유발 예상시설 문제뿐만 아니라 데이트폭력, 아동학대, 환경문제 등 여러 곳에서 그 문제는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과연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우리는 6·25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아픔을 딛고 소위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며 급성장해왔다. 대한민국은 현재 세계 군사력 지수 6위,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8위, G7국가들만이 포함된 30-50클럽 7번째로 진입, GDP 대비 R&D 투자비중 세계 2위, 반도체 세계점유율 2위 등등 실로 엄청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해 있다. 그 성장과정에서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는 없었을 것이다.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교육에 대한 열망도 높아졌고 좋은 대학, 좋은 직장만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이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됐다. 우리 스스로가 일궈낸 물질적 풍요의 대가로 우리는 삶의 여유와 남을 위하는 마음을 잃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모두의 마음을 모아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고 위하는 마음을 길러야 한다. 확고한 시민의식 아래에서만이 우리가 직면한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고 공공선을 달성할 수 있다. 각 지자체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 심각한 마음을 가지고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모든 것은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부디 서로가 서로를 믿고 나보다는 남을 위하며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룬 대한민국 국민답게 다시 한번 ‘시민의식의 기적’을 이룰 그날을 꿈꿔 본다.

    김유상(김해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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