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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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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초록기자세상- 부산 을숙도 생태탐방] 자연·사람·동물의 ‘공존 공간’

허보윤 (통영 동원고 1년)
낙동강 하구 퇴적물 쌓여 만들어진 을숙도
철새도래지로 다양한 생물 숨쉬는 보고

  • 기사입력 : 2023-06-21 08: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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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일, 람사르 초록기자단 활동의 일환으로 을숙도 하구 습지 탐방과 야생동물 보호 등의 체험 활동을 위해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 다녀왔다.

    새가 많고 물이 맑다고 이름 붙여진 을숙도는 낙동강 하구에 퇴적물이 쌓여 만들어진 섬이다. 이곳의 면적은 270만㎡로 순천만의 3배, 축구장 380개 크기이다. 을숙도는 넓은 갯벌과 모래턱, 갈대밭이 우거져 먹이가 풍부하고 쉼터가 많아 사시사철 많은 생명의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 이곳 을숙도는 낙동강하구에코센터와 야생동물치료센터를 중심으로 철새 먹이 주기부터 야생동물의 치료와 재활 등에 이르는 다양한 노력으로 자연과 인간이 공존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을숙도 야생방사현장.
    을숙도 야생방사현장.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을숙도는 사계절 먹이가 풍부하고 추운 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아 다양한 철새들을 만날 수 있다. 청둥오리, 고방오리, 홍머리오리 등의 다양한 오리류부터 큰고니와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저어새, 기러기 등을 비롯하여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잠시 쉬다가 떠나는 나그네새도 있다. 이렇게 수많은 철새가 오가는 탓에 낙동강하구는 1966년 문화재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79호 철새도래지)로 지정됐고 이외에 자연환경보전지역, 습지보호지역 등의 규제로 생물다양성이 살아 숨 쉬는 보고이기도 하다.


    구조된 큰부리까마귀 새끼.

    을숙도에는 야생동물 치료센터가 있는데 이곳은 다친 야생동물을 치료하고 회복시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 건강한 생태계 유지를 위해 힘쓰고 있다. 다친 야생동물의 80% 가까이가 조류이고 나머지는 고라니, 너구리, 노루, 수달 등 포유류가 대부분인데, 을숙도가 철새도래지이다 보니 천연기념물인 귀한 새도 많다고 한다. 포유류는 차량 충돌 때문에 많이 다치고, 조류는 전선이나 건물유리창 충돌로 많이 다친다고 한다. 특히 유조의 경우 구조해야 할 때와 말아야 할 때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선한 의도로 구조한 동물이 납치가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외상과 기력의 여부를 판단해 출혈이나 골절 등의 신체적 문제가 관찰되면 야생동물치료센터로 신고해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한다.

    구조된 큰부리까마귀 새끼(위)와 을숙도 공원에 설치되어 있는 새집.
    을숙도 공원에 설치되어 있는 새집.

    이렇듯 을숙도는 사람과 새가 얼마든지 조화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소이다. 주말이면 사람들은 새를 보러 혹은 휴식을 취하러 이곳을 찾는다. 그런데 이곳 을숙도는 늘 개발의 위기에 처해 있다. 대규모 개발사업은 인간에게 일시적인 즐거움을 가져다줄지는 모르겠으나, 환경을 파괴하고 동물을 보호하지 않는 행동은 결국 사람까지 살 수 없게 만들 것이다. 문화재보호구역이자 철새보호구역인 을숙도의 개발이 과연 모두를 위한 것인지 사람만을 위한 것인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허 보 윤 (통영 동원고 1년)
    허보윤 (통영 동원고 1년)

    을숙도 낙동강하구에코센터는 사람들이 쉬어가는 곳이지만, 철새를 비롯한 다양한 야생동물들을 위한 보금자리이다. 손님인 사람이 을숙도의 주인인 동물들에게 이래라저래라하기보다 을숙도의 주인인 동물들이 평화롭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보살펴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허보윤 (통영 동원고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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