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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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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의 쿠션’ 반월상 연골 파열] 운동은 즐겁지만 무릎은 괴로워요!

봄철 등산·축구 등 무리한 운동으로 환자 급증
반월상 연골 기능 상실하면 관절염 원인될 수도
대부분 생활습관 교정·약물치료 등 비수술로 회복

  • 기사입력 : 2023-05-08 08: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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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이 따뜻해지면서 야외에서 취미생활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주의가 필요하다. 등산, 축구, 헬스 등 갑작스럽게 무리한 운동을 하면 무릎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는데,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날이 따뜻해지는 3월과 5월 사이에 반월상 연골판 손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급증한다.

    반월상 연골 파열은 흔히 발생하는 무릎 질환 중 하나로, 수술적 치료를 받지 않으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민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본인이 느꼈을 때 증상이 그리 심하지 않고, 견딜 만한 경우 꼭 수술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더 깊어질 수 있다.


    우선 반월상 연골에 관해 설명하면 반월상 연골은 무릎 관절 내부에서 안쪽과 바깥쪽에 있는 반달 모양의 연골 조직으로, 무릎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하여 마찰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만약 이 기능을 소실할 경우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관절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반월상 연골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고 망가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이 관절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초창기 관절경 수술이 등장해 반월상 연골에 대한 치료가 가능해졌을 때, 망가진 부분을 제거하여 증상을 호전시키자는 생각이 주를 이뤘다. 다시 말해, 찢어진 부분을 제거하는 반월상 연고 절제술이 주된 치료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런 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와 치료받지 않은 환자들의 장기적인 결과를 비교해보니,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절제술을 시행한 환자에게서 관절염이 더 진행되는 등 안 좋은 결과가 보고되면서 반월상 연골 절제술에 대한 인식은 최근 많은 변화를 보였다. 최근에는 반월상 연골 절제술을 최소한도로 하고, 가능하면 반월상 연골 파열에 대해 봉합술을 시행하여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자는 개념으로 전환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유명하다고 알려진 의료진과 학회에서도 이와 같은 의미로 최대한 반월상 연골을 살리는 방향으로 치료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반월상 연골 파열이 봉합 가능한 것은 아니다. 환자의 지병이나 혈액순환, 나이에 따라 회복 능력이 상이할 수 있는데, 회복 능력이 낮은 경우 봉합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하더라도 찢어진 부분이 붙지 않을 수 있다. 한 예로 우리가 넘어져서 상처가 발생하였을 때, 2~3살 아이들의 경우 며칠 만에 깨끗하게 정상으로 회복하는 반면, 당뇨 등의 합병증을 앓고 있는 성인의 경우 상처 부위 회복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린다. 이처럼 같은 손상일지라도 회복 과정은 그 환자의 회복 능력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반월상 연골의 퇴행성 변화가 얼마나 진행되어 있는가 또한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다. 퇴행성 변화가 많이 진행되었으면 봉합을 시행한 부분이 잘 유지되지 않고, 꿰맨 부분이 버티지 못해 찢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반월상 연골 봉합술만이 제일 좋은 치료라는 생각 또한 꼭 맞는 생각은 아닐 수 있다. 회복 가능성이 떨어지거나 수술을 하여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는 환자에게 수술을 진행하면 목발이나 보조기 착용으로 인한 체중 부하 또는 관절 범위 제한 등의 제한된 활동이 근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환자의 관점에서 1~2달간 고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수술 전과 비교했을 때 호전이 없거나 더 불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도경 삼성창원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외래 진료를 하고 있다./삼성창원병원/
    이도경 삼성창원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외래 진료를 하고 있다./삼성창원병원/

    이처럼 반월상 연골 봉합술이 찢어진 조직이 회복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치료법이지만, 실제 찢어진 부분이 붙는 것은 환자의 회복 능력과 질병의 진행 상태에 따라 결정된다. 물론 수술자의 수술 능력 또한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수술을 제일 잘하는 사람이 수술하여 치료할 수 없는 상태를 완벽히 회복시켰다는 것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가능한 일이지, 현실적인 임상에서는 불가능한 부분이다. 임상에서 더 중요한 부분은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여 가장 알맞은 치료를 선택하는 것이다. 환자의 회복 능력이 우수하거나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면 적극적인 수술을 진행하고, 반대일 경우에는 비수술적 치료를 병행하여 합병증 발병 소지를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반월상 연골 파열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퇴행성 파열이라 불리는 수평 파열의 경우 수술적 치료를 요할 정도로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생활 습관 교정이나 약물, 주사 치료, 근력 강화 운동 등의 비수술적 치료로 회복할 수 있다. 퇴행성 파열을 쉽게 설명하면 노화에 따라 흰 머리가 나는 것과 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흰 머리가 났다고 해서 그 머리카락을 다 뽑지 않듯이, 변화된 내 몸에 맞춰 근력 강화 운동을 통해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정형외과 이도경 교수는 “본인 스스로 수술이 정말 필요할 정도로 증상이 불편한지 한번 고민해보고, 전문의와 상의하여 제한적으로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것을 권장한다. 반면, 젊은 연령에서 반복적으로 무릎이 붓거나 걸리는 증상이 있는 경우 또는 외상 이후 발생한 무릎 증상은 방치할 경우 장기 예후가 불량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이도경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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