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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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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애매한 재능- 차상호(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23-04-26 20: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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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 작가의 책만 주로 읽기도 했거니와 개인적인 기호도 그러했는데, 최근에는 우리나라 작가의 책을 많이 접하게 됐다. 정세랑의 ‘지구 끝의 온실’이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같은 SF소설도 읽게 됐고, 여러 지인의 추천으로 이슬아의 ‘가녀장의 시대’, 김연수의 ‘이토록 평범한 미래’, 이길보라의 ‘반짝이는 박수 소리’, 이석원의 ‘순간을 믿어요’ 등 새로운 작가를 만날 수 있어 좋았다.

    ▼그런 차에 이번에는 지역 작가의 책을 읽어보면 어떻겠냐는 권유에 받아 든 책이 ‘애매한 재능’이다. 창원에서 활동하는 김수미 작가의 첫 번째 책이다. 여기저기 심지어 경남신문에도 소개됐지만 이제서야 읽게 된다. 작가는 마산에서 자라고 살아오면서 자신의 꿈이자 재능이라 생각한 ‘글쓰기’에 수없이 도전하고 또 좌절하면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고 드디어 완성된 책을 내기에 이른다.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제목이었다. ‘애매한 재능’. 요즘 즐겨 보는 TV 프로그램 ‘최강야구’를 보면서 ‘애매한 재능’을 생각한다. kt 위즈 2군과의 시즌 첫 경기는 예능을 넘어 감동 그 자체지만 다른 지역 연고팀이기도 하고 신인 선수에 대해 잘 모르니 모두가 낯설다. 1군 콜업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들. 그런 프로구단 문턱조차 넘지 못하는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사회인 야구 리그를 뛰면서 넘사벽(?)으로 느꼈던 선출(선수 출신)인데도 말이다.

    ▼타고난 혹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이들보다 그렇지 못한 ‘애매한 재능’을 가진 이들이 대부분인데도 우리는 살면서 얼마나 좌절하는지. 언론사는 이른바 ‘고시’ 수준의 시험을 통과하고 들어온 이들이지만, 그 사이에서도 능력은 천차만별이고 자기 능력을 의심당하는 순간이 수없이 찾아온다. 지금도 그런 고민에 빠진 후배들이 있을 테지만 김수미 작가처럼 적어도 10년은 해봐야 안다고 다독이고 싶다.

    차상호(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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