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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9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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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민들레 씨- 이선향

  • 기사입력 : 2023-04-13 08:08:36
  •   

  • 누구나

    세상을 향해

    둥글고 하얀

    희망을 가지고 있지

    민들레 씨처럼


    한때는

    나만이 가진 것인 줄 알았지

    훨훨

    날개 없이도

    날아가는 그 꿈이


    후-욱

    영이의 작은 입김에

    둥실 떠올라보니

    비교될 수 없는

    저마다의 영롱한 꿈들


    살포시

    가슴 설레며

    땅 위로 앉는다

    모두가 이렇게

    이 세상에 왔다


    ☞ ‘세상을 향해/둥글고 하얀/희망을 가지고 있지/민들레 씨처럼’. 뽀얀 햇살 속으로 부드럽게 날아가는 민들레 홀씨 하나하나가 아이의 희망이다. 날개 없이 날아오른 둥글고 하얀빛은 저마다 영롱한 꿈을 품고 세상에 내릴 준비를 한다. ‘살포시/가슴 설레며/땅 위로 앉는다/모두가 이렇게/이 세상에 왔다/’. 당신도 나도 저 민들레 씨처럼 어여쁜 꿈을 품고 세상에 온 설레는 존재라고, 시인은 따뜻하게 말한다.

    오늘 아침, 콘크리트 갈라진 틈새에 핀 민들레를 보았다. 나는 땅바닥에 얼굴이 닿을 듯이 가까이하여 민들레를 귀하게 내려다보았다. 춥고 어두운 세상을 밝히려고 바람에 몸을 의지하여 딱딱하고 메마른 틈새에 희망을 틔운 이 땅의 꽃씨들이여. 결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모두의 꿈이 제대로 꽃 피는 봄이기를. -김문주(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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