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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9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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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칭은 모두 ‘님’… 복지는 직원에 맡깁니다”

[이 기업 이 문화] 창원 한텍
직원들이 소통위·복지위 직접 운영
개인의 행복한 삶 함께 고민·반영

  • 기사입력 : 2023-03-20 20:3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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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많은 중소기업 사장님들이 이야기합니다. 일할 ‘사람이 안 온다’라고요. 또 사람은 왔는데, 왜 자꾸 나가냐고요. 결국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의 간극이 크기 때문이에요. 저마다 바라는 직장의 모습은 다르니까요. 저희들은 이렇게 사람들이 안 나가는 회사, 더 나아가서 좋은 인재들이 들어오고 싶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직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창원 대산면 가술리에 위치한 한텍 공장 마당에서는 종이비행기 날리기 예선 대회가 열렸다. 직원들이 고이 접어 날린 수십여 대의 종이비행기와 함께 행사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행사의 주체는 회사 대표가 아닌 직원들이다. 회사 내 직원들로 구성된 소통위원회와 복지위원회에서는 직원들이 보다 만족할 수 있는 회사로 가꾸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진국 한텍 대표는 “저희는 대기업만큼 영업이익이 많이 나는 회사는 아니다. 그렇다 보니 작은 부분이라도 회사운영을 차별화함으로써 직원들의 만족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다”며 “내부 고객인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을수록 탄탄한 회사가 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고 말했다.

    한텍에서 진행한 ‘종이비행기 날리기 대회’ 결승전에서 직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한텍/
    한텍에서 진행한 ‘종이비행기 날리기 대회’ 결승전에서 직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한텍/

    ◇‘직원 개인의 삶이 행복해야’… 소통위원회 구성= 한텍은 2000년 7월에 설립한 유공압 배관 부품 전문 제조 회사로 창원, 김해 등에서 여러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11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매출 260억원가량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이 대표는 그동안 회사 내에서 운영해 오던 학습 모임을 기반으로 소통위원회를 만들었다. 직원들이 회사의 방향과 비전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대표는 방향만 제시한 뒤 소통위원회 운영은 직원들에 맡겼다.

    이후 소통위원회에서 직원들은 지속적으로 생산적인 주제를 가지고서 토론하고 발표했다. 그때마다 나온 이야기들은 실제로 회사 운영에 많이 반영됐다.

    일례로 지난해 위원회에서는 ‘개인의 삶을 존중하는 조직문화’와 ‘대체 불가능한 기업 한텍’ 두 주제로 토론을 가진 적 있었다.

    먼저 ‘개인의 삶을 존중하는 조직문화’에 관해서는 계급과 직급을 타파하자는 의견이 나오면서 직급을 없애고 대표부터 직원 모두 호칭을 ‘님’으로 통일했다.

    ‘대체 불가능한 기업 한텍’과 관련해서는 ‘내부 고객 만족’이라는 결과가 도출되면서 직원 복지와 관련된 논의가 이어졌다. 이에 이 대표는 지난해 말 복지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역시 직원들에 운영을 오롯이 맡겼다. 사내 복지 계획부터 비용까지 직원들이 결정한다.

    지난 연말 영화 ‘아바타2’ 개봉일에 맞춰 회사로 출근한 한텍 직원들은 회사 문을 닫고, 다같이 영화 관람과 점심식사를 한 뒤 회사로 돌아와서 일하기도 했다.

    회사 행사가 업무 이후 개인 시간에 지장을 주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직원들의 반응 좋아= 6년차인 신현실(39)씨는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에서는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을 직원들과 함께 세심하게 챙기는 느낌이 들어 일하는 직원들도 기분 좋고, 제가 다니는 회사도 함께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7년차인 김기홍(38)씨는 “소통위원회를 넘어 복지위원회가 생기면서 직원들의 의견이 지속적으로 회사 운영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이다”며 “이를 기반으로 직원들과 회사 모두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직장 생활의 높은 만족도가 직원 개개인의 삶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힘쓸 계획이다.

    “사람이 안 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안 오는 상대방을 자꾸 뭐라고 이야기하지 말고, 회사를 돌아봐야 합니다. 상대를 바꾸는 것보다 내가 바뀌는 게 훨씬 쉽기 때문이죠. 물론 이 과정에서 비용은 들 수 있겠죠. 하지만 내부고객인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면 결국은 회사로 돌아온다고 생각해요. 작은 날갯짓이 큰 변화를 가져온다고 믿고 꾸준히 지속해 나가고자 합니다. 우리 회사를 다니는 직원들의 삶의 만족도가 높아져서 오래 함께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유진 기자 jinn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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