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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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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성장하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 윤성희(고전에세이스트)

  • 기사입력 : 2023-02-06 19:4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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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하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 한겨울, 햇살 한 줌에도 응답하듯 새싹이 돋아난 것을 발견했다. 연두 빛 생명력이 순간의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은 왜일까. 올 겨울 유난히 추웠던 날씨 탓만은 아닐 것이다. 겨울 동안 잠들어 있을 줄 알았던 화분 속에서도 성장이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우리에게 낮은 소리로 알려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기원전 4세기 아리스토텔레스는 인생철학의 가장 굵직한 주제인 행복이란 키워드를 가지고 뤼케이온에 모인 제자들과 열띤 토론을 했었다. 그 토론 내용들이 ‘니코마코스 윤리학’이란 이름으로 오늘날 우리들에게도 읽히고 있다.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고대에도 현대에도 인간은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다. 궁극의 목표, 행복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을 우리는 늘 고민하고 있다. 그는 치우침도 모자람도 없는 중용의 삶을 이성적으로 잘 판단하며 살아가길 권한다. 또한 최고의 행복은 관조적 활동이라고 방향성을 제시해 주고 있다. 그 길을 따라가고는 싶지만 선뜻 발걸음을 옮길 수가 없다. 관조적 활동이 무엇인지 해석하기가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사전적 의미처럼 명상하듯 고요한 상태에 접어든다는 것은 너무나 정적이다. 활동은 동적인 것이니 관조적 활동의 의미를 배움과 성장의 과정으로 해석해 보는 것은 어떨까.

    살다보니 인간이 성장하기 딱 좋은 나이가 있는 듯하다. 바로 오십 대 이후이다. 학생 때의 공부는 대부분 직업 선택을 위한 것이었다. 그 이후는 사회생활 속에서 부딪치는 것들을 해결하기 위한 배움이 많았다. 하지만 오십 대 이후의 공부는 오직 나를 위한 것이다. 경쟁하듯 치열할 이유도 없다. 남은 생을 행복하게 잘 살기위해 유희하듯 우아하게 배움을 관조의 활동으로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 듯하다.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어 슬퍼하기보다는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타이밍이 도래했음을 기뻐해보면 어떨까. 또 다른 에너지가 생겨나는 것 같지 않은가.

    성장하는 모든 것은 아름답다. 작은 화분의 새싹처럼. 곧 봄이 올 것이다. 성장의 기지개를 쭈욱 뻗어보자.

    윤성희(고전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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