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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2월 27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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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아주 평범한 후회- 임성구

  • 기사입력 : 2022-12-29 08: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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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을 살다 보면 마음처럼 되지 않아

    잠시 멈칫하고 더 큰 발로 건너야 할 때

    비로소 소중한 너를, 다시 한번 생각한다

    작거나 못생긴 돌이 물살을 견디지 못해

    홀연히 홀연히 떠내려가서 허전할 때

    불안을 호소한 것은 네가 아닌 나란 것을


    거룩한 꽃만 보고, 나 혼자 그 꽃만 보고

    징검징검 네 굽은 등, 무수히 밟고 지날 땐

    돌 하나 못 받쳐 준 나를, 그래도 용서하겠니


    ☞늘 그래왔던 것처럼 몸보다 마음이 더 바쁜 12월이다.

    한 해를 조용히 뒤돌아보며 정리하는 결산의 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 무엇을 얻었고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무의식중에 상처를 준 이웃은 없었는지 이런저런 생각들로 마음이 급해진다. ‘세상을 살다 보면 마음처럼 되지 않아’ 누군가를 디딤으로 도움닫기 해서 큰 발로 뛰었지만, 걸림돌로 느껴져 홀연히 흘려보내기도 하였다. 분수에 넘치고 실속 없이 겉모습뿐인 영화나 허명에 익숙해서 ‘징검징검 네 굽은 등, 무수히 밟고 지날 땐’ 잘난 채 뽐내면서 건방진 것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된다.

    도움닫기 없이 멀리 높이 뜀틀을 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도움받기가 없으면 부딪치기나 뛰어올라도 제대로 착지를 못 하고 엉덩방아를 찧기 마련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던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있고 들녘의 잡초들도 서로 어깨를 기대며 살아간다.

    한 해를 마감하면서 자책과 후회와 반성을 해보니 그 힘듦과 아픔을 품어주는, 한 사람만 있어도 따뜻한 연말연시 기분 좋은 새해맞이 되겠다. - 옥영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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