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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1인칭 시점- 김용훈(정치여론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2-11-14 19: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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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한복판에서 벌어진 10·29 참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사고의 책임자들에 대한 수사가 속속 진행 중이고 안전 대책들도 나오고 있지만 막을 수 있었던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안전 시스템에 대한 부재는 두고두고 땅을 칠 일이다.

    ▼사망 158명, 부상 196명 등 300명이 넘는 압사 사상자가 서울 한복판에서 발생했다. 100년 전에나 있을까 말까 한 일에 대해, 2022년 현재를 함께 호흡하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은 단순히 ‘어처구니가 없다’라는 말로는 표현이 되지 않는다.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넘어 답답함과 슬픔이 교차한다. 특정 지역에만 국한된 일이었을까. 당시 사고 상황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던 여러 변수들을 어느 지역이라도 인파가 몰린 그 자리에 그대로 적용했다면 누구라도 겪을 수 있었던 일이었다.

    ▼이번 대참사가 미연에 막지 못한 인재라는 것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여러 정황과 사실관계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지만 어찌 실무자들만의 책임이겠는가. 근본 원인은 불감증이다. 비단 안전불감증만이 아닌, 재난 대응에 대한 불감, 국민의 생명 보호 의무에 대한 불감, 책임에 대한 불감 등 총체적인 불감증이다. 불감증의 원죄는 우리 모두에게 있다. 이번 참사에 대한 태도는 3인칭이 아닌 1인칭 시점으로 들여다보아야 한다. 수습과 대책은 모두의 자성으로부터 비롯되어야 한다. 누가 누구에게 대노를 하는가. 안전시스템이 잘 기능하지 못했던 책임, 그 책임을 실무자에게만 돌리지 말라.

    ▼창원의 김의곤 시인은 ‘미안하다, 용서하지 마라’고 했다. 그는 시를 통해 동시대를 살아가는 미안함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 좁은 골목길에 꽃조차도 놓지마라. 꽃들 포개지도 마라. 겹겹이 눌러오는 공포 속에서(중략), 꽃잎 한 장도 무거울 것 같아, 차마 꽃조차도 미안하구나.(중략) 안전도 생명도 탐욕이 덮어버린 이 나라에 반성없는 어른들 끝없이 원망케 하라’

    김용훈(정치여론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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