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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풍산개 반환 논란 유감- 이종구(김해본부장)

  • 기사입력 : 2022-11-09 19:3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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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아 키우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정부에 반환하면서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뒤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곰이와 송강을 선물 받았다. 퇴임 후에 이 두 마리에 곰이가 낳은 새끼 7마리 가운데 ‘다운이’까지 양산으로 데려와 키우다가 이번에 정부에 반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인 이유는 문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인 지난 5월 9일 대통령기록관과 맺은 협약의 후속 조치인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통령기록관은 동식물을 관리·사육할 시설을 갖추지 않은 데다 동물복지까지 고려해 당시 문 전 대통령에게 풍산개를 맡기는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사육 및 관리에 필요한 물품 및 비용을 예산의 범위 내에서 지급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으나, 시행령이 개정되지 않으면서 돈이 지급되지 않아왔다.

    ▼이와 관련해 여권은 문 전 대통령의 처신을 꼬집고 있고, 야권은 정부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은 “사료값이 아까웠나”, 김기현 의원은 “대북 평화 쇼를 위해 써먹다가 용도가 폐기되자 파양한 것”,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직 대통령은 키우는 개도 나라가 관리해주나”고 비꼬았다. 반면 민주당 정청래·윤건영 의원,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현 정부가 시행령을 개정해 주지 않아 빚어진, 순전히 정부의 잘못 때문이라고 방어막을 쳤다.

    ▼문 전 대통령 측의 주장대로 애초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정부의 잘못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눈에는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고액의 연금을 받는 문 전 대통령이 돈 때문에 풍산개를 반환한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7가구 중 1가구꼴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나라에서 돈 때문에 파양하는 것으로 비쳐져 불편함과 동시에 유감스럽다.

    이종구(김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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