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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차이나 런- 양영석(문화체육부 선임기자)

  • 기사입력 : 2022-11-08 19: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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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국가주석 3연임이 확정된 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끝난 다음날 미국 뉴욕과 홍콩 증시에서 중국 관련주가 일제히 폭락하고 위안화는 2008년 금융위기 이래 최약세를 기록했다. 상하이의 고급 주택 가격은 30∼40% 떨어졌다. 앞으로 중국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부유층에 대한 제재와 신변 위협이 더 커질 것이라고 판단한 부호들이 서둘러 자산 매각에 나선 탓이다.

    ▼‘차이나 런(China Run)’은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국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을 뜻한다. 은행의 건전성이 악화해 예금 지급 불능 사태가 우려될 때 예금을 인출하기 위해 대규모로 은행(bank)에 달려간다(run)는 ‘뱅크 런(Bank Run)’ 현상을 중국의 상황에 적용한 표현이다. 사실상 1인 독재시대를 연 시진핑 주석 집권 3기 체제의 경제 정책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반영된 결과다.

    ▼중국 최고 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은 전원 시 주석의 측근 그룹인 ‘시자쥔’으로 구성됐다. 리커창 총리와 류허 부총리, 이강 인민은행 총재 등 시장경제를 옹호하거나 국제금융시장 등과의 관계를 중시했던 인물들은 줄줄이 퇴장했다. 덩샤오핑이 지난 1978년 개혁개방을 선언한 이후 40여년간 지속되던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가 과거의 ‘계획경제’ 체제로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시진핑 리스크’다. 그는 사회주의 이념을 신봉하는 공산당원이지 경제 전문가가 아니다. 무모하거나 비현실적인 경제정책을 펼쳐도 이를 수정하거나 수정할 메커니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산화 이후 중국은 절대 권력자의 실책으로 인한 대참사를 경험한 적이 있다. 마오쩌둥이 주도한 대약진운동이다. 무모한 고도성장정책으로 농업생산 기반이 무너져 4500만명이 굶어 죽었다. 인민복을 입고 ‘중국 중흥’을 외치는 두 사람이 어쩐지 겹쳐 보인다.

    양영석(문화체육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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