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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한복을 사랑하고 싶지만- 이현근(자치사회부장)

  • 기사입력 : 2022-10-26 21: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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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고유 전통 의상인 ‘hanbok’(한복)이라는 단어가 영국의 유명 출판사인 옥스퍼드에서 발행하는 옥스퍼드 학습자용 영어사전에 새로 등재됐다. 이 사전에 한복은 “긴 소매의 재킷과 길고 넓은 여성용 치마 또는 남성용 헐렁한 바지로 이루어진 한국의 전통 의상”이라고 적혀있다.

    ▼우리의 한복이 외국 사전에 등재된 것이 무슨 얘깃거리가 될까 싶지만 우리의 것인데도 그동안 우리의 것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을 알고 싶어 하는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국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 주고 있는 사이버 외교사절단인 ‘반크(VANK)’는 한복을 중국의 전통복장인 ‘한푸’(漢服)라고 왜곡하고 있는데 대해 대응해 사전 등재를 추진했다고 한다. 이 단체는 ‘Kimchi’(김치)나 ‘hallyu’(한류)도 사전에 등재시켰다.

    ▼한복은 분명 우리의 전통의상이지만 언제부터인가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이 찾는 옷이 되고 있다. 이유는 많다. ‘불편하다’,‘비싸다’ 등등. 개량한복이 나왔지만 서민들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양복이나 양장도 마냥 편하거나 싸지 않은데 말이다. 사실 한복은 우리가 머릿속에 그리는 조선시대 후기 의상보다 훨씬 더 다양하다고 한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입을 수 있는 다양한 형태가 있지만 더 연구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하다.

    ▼우리나라는 영토 규모로 볼 때 197개에 달하는 전 세계 국가 가운데 중간도 되지 않는 108위지만 경제규모나 영향력은 20위 이내로 비중이 높다. 세계적으로 문화적인 영향력도 높아졌지만 여전히 체계적으로 역사와 전통문화 왜곡에 나서고 있는 중국이나 일본의 힘에 밀리고 있다. 옷은 문화이고, 한복은 우리의 정신을 나타내는 자존심이지만 매일 김치를 먹듯이 사랑하지는 않다. 한국의 옷을 대표하는 얼굴인 한복이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입을 수 있게 만들어 중·일의 전통문화 왜곡에 맞서 힘을 보탰으면 좋겠다.

    이현근 (자치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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