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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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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식중독 주의보] 위생관리 허점 파고드는 여름 불청객

오염된 음식 먹은 후 발생하는 감염성·독소형 질환
위장관 계통 문제 생겨 구역질·구토·설사 등 유발

  • 기사입력 : 2022-08-22 08: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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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격적으로 날이 더워지면서 식중독의 계절이 찾아왔다.

    그동안의 식중독 발생현황에 따르면, 매년 기온이 올라가는 7~8월에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되고 있다. 특히 장마철을 비롯해 그 전후로 높은 습도와 온도로 인해 식품이 쉽게 상하고, 식수 오염 등으로 식중독을 비롯한 감염성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므로 음식물 관리와 개인 위생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하는 시기이다.

    식중독은 인체에 유해한 미생물 또는 독소에 오염된 음식을 먹은 후 발생하는 감염성 또는 독소형 질환을 말한다. 주로 위장관 계통에 문제를 유발해 가볍게는 오심, 구토, 복부 불편감, 설사 등이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며, 드물게 위장관을 벗어나 전신감염이나 전신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식중독은 크게 미생물에 의한 식중독과 화학물질에 의한 식중독으로 구분할 수 있다.

    미생물에 의한 식중독은 다시 세균에 의한 식중독과 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으로 세분할 수 있으며, 특히 요즘같이 덥고 습한 여름철엔 세균에 의한 식중독 발생률이 증가한다. 바이러스성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바이러스로는 ‘노로 바이러스’와 ‘로타 바이러스’가 있으며, 영하권에서도 생존과 감염력 유지가 가능하고 2차 감염을 잘 일으켜 겨울철에도 유행성 설사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대부분의 바이러스성 식중독의 경우 항생제로 치료되지 않으며, 특별한 예방백신이 없는 경우가 많아 예방이 중요하다.

    여름철에 주로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성 식중독 균은 대부분 35~36℃ 내외에서 증식속도가 가장 빨라 우리나라의 경우 여름철인 7, 8월에 가장 많은 식중독을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음식을 장기간 보관 시엔 최대한 4℃ 이하의 온도에서 냉장 보관해 실온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하며, 섭취 전 충분히 가열한 후 섭취해야 균에 의한 감염을 줄일 수 있다.

    세균성 식중독은 다시 ‘독소형’과 ‘감염형’으로 세분할 수 있다. 대표적인 독소형 식중독 원인균인 황색포도상구균(S. aureus)의 경우 이미 만들어져 있는 독소에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해 식중독이 발생하게 되며, 이 경우 잠복기는 1~6시간으로 매우 짧아 바로 전 끼니에 섭취했던 음식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상당수 인구에서 피부 상재균으로 이 균을 보균하고 있고 우리 주변 토양이나 하수 등의 자연 환경 내에 흔하게 분포하는 균으로, 대부분 음식을 만드는 사람의 손이나 코, 입 점막에 있던 세균이 조리 과정에서 음식물에 오염되어 증식하고, 이들 균들이 음식물 내에서 독소를 만들어내면서 이후 이 음식을 섭취한 경우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여름철 무덥고 습한 환경에서는 상온에 장기간 음식물을 보관 시 균들이 빠르게 증식하여 독소에 오염되기 쉽다.

    따라서 조리하는 사람의 개인위생이 이 균에 의한 식중독 예방에 가장 중요하다. 조리 시 손을 청결히 유지해야 하며, 손에 화농성 상처가 있을 경우 조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황색포도상구균의 경우 세균 자체는 80℃에서 1분가량 가열하면 사멸되지만 균이 이미 만들어낸 독소는 내열성이 강해 100℃에서 1시간 이상 가열해야 없어지며 균 자체보다는 이들이 만들어낸 독소가 식중독을 유발하므로, 여름철 상온에 장기간 노출된 적이 있는 음식이나 상한음식은 즉시 폐기하고 섭취하지 않아야 한다.

    음식물에서 균이 증식하는 동안 만들어지는 독소에 의해 식중독이 유발되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염을 유발하지는 않아 환자 격리 등의 조치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독소가 원인이기에 질병 이후에 면역력이 생기진 않아 다시 독소에 노출될 경우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감염성 식중독에는 병원성 대장균, 장염비브리오균, 살모넬라균 등이 있으며 잠복기가 짧게는 12시간에서 길게는 수일까지 갈 수 있다. 이 중 여름철 식중독의 흔한 원인균으로 살모넬라균(Salmonellosis)의 경우, 주로 우유나 육류, 계란 및 살모넬라 보균자가 만든 음식에 의해 감염될 수 있으며, 60℃ 이상에서 20분 이상 가열시 사멸된다.

    보통 살모넬라균 자체가 문제를 일으키게 되며 독소를 만들어내긴 하지만 비교적 독성이 약한 편이다. 충분히 익혀 먹을 경우 대부분 문제가 되지 않으나, 계란의 경우 껍질에 오염돼 있는 경우도 많아 계란 껍데기를 만졌을 경우 다른 식재료 조리 전 충분히 손을 씻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육류용과 채소, 과일 같은 생식용 조리도구를 분리해 사용하는 것이 교차감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잠복기는 6~48시간 정도(평균 하루 내외)이며, 이후 위장관 증상뿐 아니라 발열, 탈수, 전해질 불균형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증상은 대개 수일에서 일주일 정도 지속된다.

    감염된 사람의 분변에 균이 존재하기 때문에 식중독 환자는 화장실 이용 후 손 위생을 철저히 해야 전염을 예방할 수 있고, 전염력이 길게는 수개월까지 지속될 수 있어 이 기간 동안엔 주의가 필요하다. 한번 감염되면 면역력이 생겨 재감염이 흔하지는 않다.

    추가로 여름철에 주의해야하는 식중독 균으로 장염비브리오균 (Vibrio parahemolyticus)을 들 수 있다. 소금물에서 잘 증식하는 세균으로 여름철 해수온도가 15℃ 이상이 되면 급격히 증식하게 된다. 여름철 오징어나 어류, 조개류 등의 피부나 내장, 아가미 등에 붙어 있다가 사후 근육으로 이행되거나 유통과정 중에 부적절한 냉장보관이나 상온에서 보관 시 증식하며, 이를 섭취할 경우 식중독을 일으키게 된다.

    5℃ 이하의 저온이나 60℃ 이상에서 5분 이상 가열시 사멸하므로 여름철에 해산물이나 어패류 섭취 시 냉장보관에 더 유의해야 하며, 충분히 익힌 후 섭취해야 한다. 잠복기는 평균 12시간 정도로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의 경우 설사, 발열, 구토, 복통이 수일간 지속되며 대게 심한 증상 없이 자연 회복된다.

    희연병원 내과 전문의 임동우 과장은 “구토, 설사증상이 심할 경우 가까운 병원에 방문해 정맥주사를 통해 수액공급이 필요할 수 있고, 일반적인 설사가 아닌 혈변을 본다거나, 발열, 신경학적 증상 등의 전신증상이 동반된 경우에도 병원에 방문해 항생제 투여 등의 의학적 조치가 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소아나 노인, 기저질환자의 경우 탈수나 전해질 불균형, 다른 전신 합병증의 발생 위험이 더 높으므로 좀 더 주의를 요하며, 증상 초기부터 의료기관에 방문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상규 기자·도움말=희연병원 내과 전문의 임동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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