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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01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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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산불, 기후위기 아닌 미흡한 산림행정이 원인”

도의회 ‘경남 산불대응 토론회’서 홍석환 부산대 교수 주장
“숲가꾸기·임도 조성이 산불 키워… 산불 취약 침엽수림 확대도 문제”

  • 기사입력 : 2022-08-09 21: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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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합천, 밀양 등 경남을 비롯 전국적으로 빈번해진 대형산불의 원인이 폭염 등 기후위기가 아닌, 산림청의 산불 이해도 부족에 따른 미흡한 산림행정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경남도의회 지속가능발전연구회와 경남환경운동연합이 공동 주최한 ‘경남 산불대응 토론회’가 9일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기후위기의 시대, 산림 관리의 방향은 옳은가?’ 발제를 통해 “산불을 예방하겠다며 실시한 숲 가꾸기, 임도 조성, 벌목 등이 되레 산불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9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남 산불대응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9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경남 산불대응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홍 교수는 먼저 최근 산불들의 원인으로 대두된 기후위기에 대한 내용을 바로잡았다.

    그는 “지난 3월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지구의 기후특성을 근거로 산불위험도의 현재와 미래를 분석한 논문이 실렸다. 우리나라는 현재도, 기후위기가 심각해지는 60년 후에도 산불에 안전한 지역”이라면서 “우리나라와 기후가 비슷한 일본·중국 모두 산불이 과거에 비해 줄어드는 추세로 기후위기를 원인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산불이 증가하는 것은 산림 구조에 원인이 있다고 짚었다. 홍 교수는 “국립산림과학원이 2017년 내놓은 ‘산불현장 15년간의 추적’ 연구에 따르면 침엽수림은 산불에 취약한 수종으로 수관이 하나 뿐인 단층으로 이루어져 불의 통로가 쉽게 나타난다. 또 수관층에 잎이 붙어 있어 활엽수림에 비해 연료의 양이 많아 수관화(수관층까지 모두 타는 것)에 취약하다”면서 “산림청은 그럼에도 국가가 침엽수림 확대에 주력했다”고 꼬집었다.

    송이버섯 생산 환경 조성을 위한 ‘경제적’ 이유에서다.

    국립산림과학원 자료엔 소나무 숲에 각종 활엽수가 들어오면서 숲이 울창하게 변했고, 다소 척박하고 빛이 많이 들어오는 환경을 좋아하던 송이가 번성하기 어려워졌다는 내용과 함께 2000년 송이산 가꾸기 지침을 마련하고 산림청을 통한 국가 시책으로 ‘송이산 환경개선 사업’을 전국에 확산시키고자 노력했다고 기록돼 있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가 ‘기후위기의 시대, 산림 관리의 방향은 옳은가?’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가 ‘기후위기의 시대, 산림 관리의 방향은 옳은가?’라는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홍 교수는 “활엽수가 있으면 이끼가 끼니 숲이 촉촉해 산불이 나도 자연 소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소나무를 살리고자 활엽수를 솎아 내면서 숲의 건조화가 심화됐다. 또 숲의 밀도가 낮아지니 자연스레 바람 통로가 만들어져 산불 진행 속도를 빠르게 만들었다”면서 “실제로 울진 산불 때도 숲가꾸기 한 데까지만 타고 하지 않은 곳에서 멈췄다”고 주장했다.

    불을 끄자고 만든 임도나 헬기 확충도 산불 대응책이 될 수 없다는 주장도 더했다.

    홍 교수는 “이번 밀양 산불이 가로로 났다. 산불은 위 아래로 타는데, 이번 경우 임도를 따라 불이 이동했기 때문이다. 또 일본 산림면적은 우리나라보다 4배 넓지만, 헬기는 우리가 118대, 일본은 77대에 불과하다. 결국 산림 구조를 바꾸지 않는 한 헬기만으로 산불을 대응할 수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한 삶을 살기 위해, 우리 후손들을 위해 우리나라 산림정책은 임업 중심에서 환경복지로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산림청의 잘못된 행정에 대한 지적이 주를 이뤘다. 황정석 산불정책기술연구소는 “산불재난특수진화대가 극소수로 운영돼 실효성에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고, 사공혜선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국장은 “산불 발생 후 인위 복원에 비해 자연 복원 방법이 울창한 숲을 형성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음에도 산림청은 지난 2009년 산불이 난 후 자연복원 중인 밀양의 한 피해지를 복구한다는 명목으로 모두베기를 하겠다며 얼마전 주민들을 설득했다”고 지적했다.

    한상현 지속가능발전연구회 회장은 “사람이 아닌 행정을 위한 정책, 산림의 지속가능성이 아닌 개별 기관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정책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헀다.

    김현미 기자 hm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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