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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0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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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봅시다] 박성호 멸치권현망수협 조합장

“젊은 감각으로 ‘멸치잡이 미래 100년’ 초석 다지겠다”

  • 기사입력 : 2022-07-13 22: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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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마른멸치의 60% 이상을 공급하는 남해안 멸치잡이 기선권현망 선단들이 지난 1일 금어기를 마치고 일제히 출어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어진 어획량 감소와 가격 하락, 여기다 전례 없는 고유가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멸치잡이 업계는 3중고의 위기를 겪고 있다. 더욱이 출어 초반인 현재까지 멸치 어군은 형성되지 않아 멸치잡이 어선 대부분은 만선의 꿈을 접고 빈 배로 돌아오고 있는 실정이다.

    멸치권현망 업계를 대표하고 있는 멸치권현망수협 박성호 조합장을 만나 업계 현안을 들었다.

    박성호 멸치권현망수협 조합장이 멸치권현망 업계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박성호 멸치권현망수협 조합장이 멸치권현망 업계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3월 보궐선거에서 전국 수협 가운데 최연소 조합장으로 당선됐는데?

    △조합원들이 변화를 통해 희망을 열어 달라는 의미로 젊은 조합장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멸치권현망 업계는 현재 많은 난관에 봉착해 있다. 멸치 조업 불황으로 지난해 우리 수협의 멸치 위판고는 2020년의 반 토막 수준인 600억원 대에 머물렀다. 멸치 공급이 줄면 가격은 상승해야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식자재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오히려 가격이 급락하는 기현상까지 겪고 있다.

    이 때문에 2020년 50여 개에 이르던 멸치잡이 권현망 선단들이 지금은 31개로 줄었다. 더 이상 멸치잡이는 희망이 없다고 느끼는 조합원이 많다는 반증이다.

    젊은 조합장을 선택해준 만큼 젊은 감각으로 조합원들과 교감하며,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신뢰할 만한 멸치잡이 업계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싶다.

    -젊은 나이에 조합장 도전이 쉽지 않았을 텐데 도전한 이유는?

    △어릴 때부터 멸치잡이 권현망 어선을 경영하시던 아버지를 보며 자연스레 수산업에 관심을 갖게 됐고 자연스레 일을 배울 수 있었다. 미 일리노이주립대학에서 회계학을 공부하며 회계전문가로써의 삶에 대해서 생각도 해보았지만 역시 아버지께서 경영하시던 수산가업을 이어받는 것이 옳겠다고 결심했다. 하지만 현실로 접한 멸치잡이 업계는 제도적, 환경적, 금전적인 문제로 너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1990년대 100여명이던 조합원이 현재는 약 50여명으로 줄었다. 현실의 어려움과 미래의 불확실함을 사유로 많은 조합원들이 사업을 폐업하거나, 2세들도 가업 물려받기를 꺼려한 결과다.

    젊은 조합원으로써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있는 멸치잡이 업계를 만들고 싶었다.

    -멸치권현망 수협은 어떤 조합인가?

    △멸치수협은 국내 유일의 멸치잡이 업종별수협으로 1919년 광도온망어업조합으로 설립된 이후 1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현재는 전국에 유통되는 마른멸치의 60%를 담당하고 있다.

    조합을 대표하는 위판사업의 경우 건멸치 단일 품종으로 연평균 1000억원에 달하는 위판고를 유지하고 있다.

    상호금융 사업을 보더라도 자기자본비율 약 11%를 유지하는 아주 건실한 수협으로 평가 받고 있는 수협이다.

    -조합장으로써 하고 싶은 일은?

    △멸치권현망수협 조합원들은 통영 외에도 창원과 삼천포 등 도내 각 지역에 흩어져 있다. 각 지역별 간담회를 열어 현안을 토론하고 정책을 마련해 조합원 간 결속력을 높이겠다. 소통 강화에 주력해 소외되는 지역 조합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또, 멸치뿐 아니라 모든 건어물을 통합해 위판하는 건어물 통합위판장 건립사업을 구상하고 있으며, 상호금융사업 수익 증대를 위해 수도권을 비롯한 신도시 신규영업점 개설 추진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선은 멸치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일이다. 조합의 직판사업을 통해 매취활동을 중심으로 소비자에게 외면 받고 있는 멸치의 활용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다.

    -7월부터 본격적인 조업이 시작됐다. 올해 조업 전망은?

    △지난 1일 석 달간의 금어기를 마치고 첫 조업에 나섰지만, 안타깝게도 대다수의 조합원 선단들은 멸치가 잡히지 않아 출어 1시간 만에 조업을 포기하고 귀항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획량 감소가 계속될까 우려스럽다.

    다만, 아직 음력을 기준으로 예년에 비해 비교적 이른 출어기를 맞이했다 보니, 멸치가 서식하는 수온이 맞지 않아 개체 유입이 덜 된 것으로 판단하고 올해 멸치 조업에 희망을 갖고 있다.

    -전례 없이 기름값 폭등에 걱정이 많을 텐데.

    △지난해 이맘때 10만원 선이던 면세유 가격이 30만원까지 올랐다. 기선권현망 선단의 출어 비용 가운데 기름값이 40% 이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기선권현망 1개 선단이 한 달에 600~700드럼의 면세유를 사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현재 면세유 가격으로는 매달 1억원 이상의 경비가 더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선단별 하루 출어비용이 1000만~1500만원이었던 지난해에도 대부분의 선단이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 같은 고유가 상황이 계속된다면 멸치잡이 어업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다른 지역의 경우 어업용 면세유 인상분을 지원하는 지침을 마련해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멸치권현망수협도 어업용 면세유 인상분을 지원해 달라고 다각도로 요청한 상태다.

    기름값 폭등으로 멸치잡이 업계가 존폐의 상황에 처한 만큼 관계기관의 특단의 조치가 절실하다.

    -풀어야할 업계 현안은 어떤 것들이 있나?

    △최근 TAC사업, 조업구역 조정, 해상풍력사업 추진 반대 등이 업계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어획량을 제한하는 TAC사업의 경우 올해부터 2024년 6월까지 2년간 기선권현망 업종을 대상으로 시범 실시된다. 혼획 문제도 업계가 풀어야할 숙제다. 멸치를 잡다 보면 함께 몰려 다니는 디포리나 청어 등 잡어도 달려올 수밖에 없는 것이 조업 현실이지만 기선권현망 어업은 멸치만 잡도록 규정돼 있다. 잡어가 섞이면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바다에 다시 버릴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준법 조업한 어업인들조차 범법자로 내몰고 있다.

    관할 기관과 형식적인 행정 업무 교류보다는, 학계의 용역을 통해 이론적 근거를 마련해 업계의 의견을 제시할 생각이다.

    -올해 추진할 사업들은?

    △현재 멸치권현망 수협이 위기 상황을 지나고 있는 과도기의 조합인 만큼 정확한 경영 컨설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올해 하반기 내에 외부전문가로부터 정밀한 경영진단을 받고 수익 창출을 위한 신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도 사업의 활성화에도 신경을 쏟겠다. 조합원의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지위 향상을 위해 다양한 지도 사업 추진을 고심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변화를 실천하는 오늘이 없으면, 성공하는 내일도 없다는 신념과 포부를 가지고 조합을 경영할 생각이다. 조합원을 신뢰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향후 100년 비전의 초석을 다지겠다.

    정부에 대해서도 현실성 있는 제도 개선을 바란다.

    자율감척사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적극 참여로 대한민국의 멸치잡이 대표업종인 기선권현망어업의 허가 정수가 대폭 줄어들었다. 최근 TAC시범사업에도 멸치 업종을 포함하는 것을 동의한 만큼, 마음 놓고 어획물을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도록 현실성 있게 제도를 개선해 주길 바란다.

    ☞ 박성호 조합장은

    전국 91개 수협 가운데 현역 최연소 조합장이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2009년부터 멸치권현망 업계에 뛰어들어 세길수산을 운영하고 있다. 박종식 전 수협중앙회장 장남인 그는 2019년 제2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에 멸치권현망수협 조합장에 도전한 바 있다. 지난 3월 보궐선거에서 두 번째 도전 만에 멸치권현망 수협 조합장에 당선됐다. 임기는 내년 3월 20일까지다.

    글·사진=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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