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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8월 13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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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그림책과 함께 나로 살아가기- 김기혜(김해시 동상동장)

  • 기사입력 : 2022-06-28 20:3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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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그림책을 좋아하니 퇴직 후 그림책 카페를 열고 싶다고 주위에 말하고 다닐 때가 있었다.

    그때 눈에 띈 곳이 〈이 나이에 그림책이라니〉라는 책을 쓴 정해심 대표가 운영하는 카모메 그림책방이다.

    타로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읽고, 그 사람에게 필요한 그림책을 추천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공간이다. 그해 여름휴가를 서울로 정하고 책방에 들렀다. 책방에는 두리번거리며 그림책과 공간을 둘러보는 낯선 이방인을 천천히 기다려주는 대표님이 계셨다. 어떻게 오셨냐는 질문에 퇴직 후 그림책 카페를 열고 싶은 소망이 있어 들렀는데 어떻게 하면 여기를 경험해 볼 수 있느냐고 여쭈었다. 대표님은 지금 가장 걱정되는 점이나 궁금한 점을 타로카드로 살펴보고 그림책을 권하는 ‘그림책톡’이 있다고 하셨다.

    나는 두 아들과 남편에 대해 생각하며 타로카드를 선택했고, 카드를 읽어주시는 대표님께 “내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라고 물었다. 대표님은 스스로에 대한 걱정이나 궁금한 것은 없는지 천천히 생각해보라며 시간을 주셨다. 나는 ‘정년이 8년쯤 남았지만 퇴직하면 그림책 카페를 열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타로카드를 선택했다. 대표님은 ‘아직 스스로도 마음을 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씀하시면서, 하세가와 사토미 작가의 〈넌 뭐가 좋아?〉를 권해 주셨다.

    이 책에는 뜰에 무엇인가를 심어서 친구들을 초대하고 싶은 오소리가 나온다. 오소리는 뜰에 난 풀을 메고 친구인 꼬마 돼지를 위해 감자, 다람쥐를 위한 사과, 토끼를 위한 당근, 고슴도치를 위한 나무딸기를 심으려고 했으나 친구들은 이미 그것들을 갖고 있다.

    실망하고 있는 오소리에게 “그렇다면 오소리야, 넌 뭐가 좋아? 뭐든지 네가 좋아하는 걸 만들면 되잖아”라고 말하는 고슴도치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한 오소리는 결국 자기가 가장 만들고 싶은 걸 만들어서 친구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는 줄거리다. 그동안 가정에서는 엄마, 아내, 며느리로, 직장에서는 직원, 상사, 동료로 살아오면서 ‘나’ 스스로에 대해서는 잊고 살았는데, 이 작은 그림책이 나를 돌아보게 했다. 그 후로도 문득 문득 책장에서 꺼내 읽어보는 책이다.

    김기혜(김해시 동상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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