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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칼럼] 잭팟과 심봤다- 양미경(수필가)

  • 기사입력 : 2021-08-26 20: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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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날 당신이 1150억이라는 거액을 주웠다면? 그런데 이건 상상이 아니고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 인도양의 작은 섬나라 스리랑카에서 지난 7월 28일에 우물을 파던 한 사람이 자그마치 250만 캐럿, 시가로 1150억 상당의 사파이어 원석을 캔 것이다.

    뉴스에서는 “이 보석은 아마 세계에서 가장 큰 스타사파이어일 것”이라고 했다. 4억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보석의 추정 가는 무려 1억달러라고 한다. 물론 스리랑카는 사파이어를 비롯한 다량의 보석이 생산되는 국가지만 이같이 큰 사파이어는 처음이라니 캔 사람은 무려 1150억 돈방석에 앉은 것이다.

    사람들이 갑자기 횡재하거나 생각지도 않은 큰 소득이 생기면 서양 사람들은 ‘잭팟’ 터뜨렸다고 하고, 한국 사람은 ‘심봤다!’고 한다. ‘잭팟’은 도박장에서 거액의 돈을 따는 일을 말한다. ‘심봤다’라는 말은, 약초꾼이 산삼을 발견했을 때 주위를 향해 세 번 외치면서 하는 말이다. 삼 캐는 사람을 ‘심메마니’라고 부르는데 심은 삼이고 메는 산이고 마니는 사람이다. 즉 산에서 삼을 캐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감격의 목소리로 심봤다!고 격하게 외치는 이유는, 수십만원에서 억대를 호가하는 재화를 취득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발견하기도 힘들지만 발견만 하면 상당한 수익이 되니 어찌 감개무량하지 않을까.

    삼을 캐면 사람들은 우연한 횡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 그 과정을 보면 상상 이상의 극한직업이나 다름이 없다. 요즘 건강을 테마로 한 방송이 유행이다 보니 TV에서도 심심찮게 약초꾼들의 삶을 보여준다. 길 없는 산을 오르고 바위 절벽을 타고 오르다 다치거나 때로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이다. 그들 중 한 사람이 “약초 사 먹는 사람보다 약초 캐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는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요즘은 잭팟을 노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젊은 사람들이 주식이나 비트코인 같은 곳에 빠져서 돈을 쏟아붓는 게 다반사이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이긴 하지만 그 같은 일로 불행해지는 일을 여러 번 보아왔다. 분명한 것은 성실한 사람이 선택할 방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리랑카의 우물에서 나온 1억달러짜리 사파이어를 주울 수 있는 행운의 확률은 70억대 1로 봐야 맞지 않을까. 잭팟과 심봤다는 큰돈을 기대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할 수도 있지만 그 과정은 완전히 다르다. ‘잭팟’은 성실이나 노력이라는 말과는 거리가 멀다. 어쩌다 한 번씩 터지는 잭팟을 노리다가 패가망신하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심봤다’는 삼에 모든 것을 걸진 않는다. 주변의 다양한 약초를 캐며 산삼을 찾아간다. 그래서 ‘심봤다’의 과정은 강한 의지와 노력 속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흙수저’의 표본에 두 사람이 있다.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과 배달의 민족 김봉진 의장이 그들이다. 어린 시절 여덟 식구가 단칸방에 살았다는 김범수 의장은 삼성의 이재용을 젖히고 현재 우리나라 최고의 부호다. 그는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봉진 의장도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했다. 그들이 바로 나라 경제의 노적가리거나 심마니들이 아닌가. 젊은이들이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으로 자신을 개척해가면 그들도 ‘심봤다!’를 외치는 날을 반드시 맞을 것이다.

    양미경(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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