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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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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 보는 경남의 명소 (24) 함양개평 한옥마을

흐트러진 나그네 마음 맑아지는 곳

  • 기사입력 : 2021-08-18 09: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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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양개평 한옥마을

    다시 이리 오너라


    나지막한 돌담 사이로 우뚝한 문이 보입니다.

    솟을대문입니다.

    여기서 ‘이리 오너라’를 외쳤겠지요.

    마당을 쓸던 사내가 문을 엽니다.

    바닥엔 채 쓸어내지 못한 여름 볕들이 흩뿌려져 있습니다.

    작은 두 발로 돌을 뛰어 넘으며 노는 소녀가 있고요.

    돌길 끝은 사랑채로 향합니다.

    용마루 위에 걸터앉은 학 한 마리가 보였겠지요.

    날개를 쫙 펴 그늘을 내고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대청마루가 있고요.

    부채질로 더위를 식히던 주인과 눈이 마주칩니다.

    차곡차곡 세월을 얹은 돌담을 돌아 다시 대문 앞에 섭니다.

    먼 옛날 나그네들이 섰던 그 자리겠지요.

    목을 가다듬고 ‘이리 오너라’ 해봅니다.

    혹여 예전 과객을 맞던 주인의 그 미소를 볼 수 있다면

    내 *흐트러진 마음도 맑아질까요.

    *일두 고택 사랑채에 걸린 편액 ‘탁청재(濯淸齊)’는 ‘흐트러진 마음을 맑게 하는 곳’을 의미한다.


    ☞함양개평 한옥마을= 두 개울이 하나로 합쳐지는 지점에 마을이 위치해 "낄 개(介)"자 모양을 하고 있어 ‘개평’이라 불리는 이곳은 한옥 여행지로 전국적 유명세를 얻고 있다. 각종 드라마의 촬영장소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함양은 조선 시대 오현(정여창, 김굉필, 조광조, 이언적, 이황) 중 한 명인 일두 정여창(1450~1504) 선생의 고향이다. 일두 선생의 고택인 사진 속 ‘일두 고택’은 조선시대의 빼어난 건축물로 1984년에 국가지정문화재(중요민속문화재 제186호)로 지정되었으며 현재 사랑채, 안사랑채 및 행랑채를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다.

    시·글= 이강휘 시인, 사진= 김관수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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