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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9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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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 지친 우럭들, 그물 흔들어도 힘없이 느릿느릿

[르포] 폭염 덮친 남해안 가두리양식장
23일 남해서부 내만·연안에 주의보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고수온 ‘비상’

  • 기사입력 : 2021-07-25 21: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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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3일 통영시 산양읍의 S수산. 어민들이 다 자란 조피볼락(우럭)이 들어있는 수조를 돌며 그물을 들어보고 있다. 그물 속 어류의 활력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그물을 흔들어 봐도 물고기들은 이리저리 몰려다닐 뿐 푸드덕거림은 없다. 양식업자 이주영(48) 씨가 보여준 스마트폰엔 바다 수온이 25.5℃로 찍혀있었다.

    “이 놈들도 높은 수온에 지쳐 있다는 거죠. 올해는 바다 수온 오르는 속도가 일주일은 빨라진 것 같아요. 여름이 아직 한창인데 벌써 수온이 이렇게 높아서야…. 걱정이 태산입니다.”

    23일 통영시 산양읍의 한 가두리양식장에서 어민들이 그물을 들어보며 무더위에 지친 양식어류의 활력을 점검하고 있다.
    23일 통영시 산양읍의 한 가두리양식장에서 어민들이 그물을 들어보며 무더위에 지친 양식어류의 활력을 점검하고 있다.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고수온으로 남해안 양식장에 비상이 걸렸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계속되는 폭염으로 24일 오후 2시를 기해 동해 중남부 연안에 고수온주의보를 발령했다. 15일 전남 가막만과 득량만 해역에 처음 발령된 주의보는 23일 서해와 남해 서부 내만과 연안으로 확대된 데 이어 이번에 동해까지 이어졌다. 고수온 특보는 양식 어류의 폐사 한계 수온인 28℃를 넘어서면 주의보를 발령하고 주의보가 3일 이상 지속하면 경보로 격상된다.

    특히 한류성 어종인 조피볼락과 쥐치가 고수온에 취약하다. 경남 도내에 입식된 양식어류 가운데 조피볼락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산양읍 등 도내 어류양식장의 절반 이상이 몰려있는 통영시 관할 해역만 하더라도 1억5790만 마리의 양식어류 가운데 조피볼락이 8634만 마리로 절반을 웃돌고 있다.

    어민들은 산소발생기를 가동하고 직사광선을 막기 위한 차광막을 설치하고 있지만 속절없이 올라가는 고수온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이주영씨는 “어류의 면역력 향상을 위한 면역증강제와 영양제를 섞어 먹이고 있지만 수온이 올라가면 어류들이 잘 버텨주기를 바랄 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전국의 연안해역에서 고수온 주의보가 잇따르자 수산당국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경남도는 우심 해역의 양식장에 수온 측정기를 설치해 수온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상황 발생에 따른 어업인 신속 대응 시스템도 구축했다.

    또 시군·어업인을 중심으로 현장 점검 대응반을 운영하는 등 고수온 대응 종합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양식장에는 산소발생기·액화 산소·차광막 등 고수온 대응 장비를 가동하고, 수온 상승에 따른 사료 급이량 조절·가두리 어망 청소 등으로 고수온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이인석 경남도 수산자원과장은 “어업 현장에서도 고수온 대비 양식장 관리요령을 숙지하고 매뉴얼에 따른 어장 관리와 입식 신고, 표준 사육량 준수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도내 고수온 피해는 2012년 첫 피해 165만 마리, 18억원을 시작으로 2016년 704만 마리 87억원, 2017년 343만 마리 47억원, 2018년 1909만 마리 91억원, 2019년 32만 마리 7억원으로 확인되고 있다.


    글·사진=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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