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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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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 보는 경남의 명소(17) 함안 군북면 방어산 마애약사여래삼존입상

무상의 법어로 유심정토 설하는 세 성자

  • 기사입력 : 2021-05-13 21: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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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묵의 그늘

    어느 석공의 원력으로

    삼천대천 니르나바 떠나

    이 야단에 맨발로 발현發現하셨을까

    어떤 불심이 조석으로 꽃 올리고 향 살라

    하화중생의 영험을 일으키셨을까

    산새 소리 대좌 삼아

    솔바람 소리 광배 삼아

    빈 듯 찬 듯 돌고 돈 스무 갑자의 세월

    천년도 찰라

    마삭줄처럼 뻗어도 마음 닿지 못한

    몽매한 업장들 바위솔처럼 피어나

    보일 듯 말 듯

    어룽한 모습으로 기꺼이 나투셔서

    번뇌가 모름지기 보리菩提이니라*

    들릴 듯 말 듯 무상의 법어로

    어두운 사바 향해 유심정토를 설하시는

    적묵의 세 성자

    *석가모니 부처님의 말에서 빌려옴.


    ☞ 함안군 군북면 방어산 중턱에 있는 마애약사여래삼존입상은 신라 애장왕 때(801년)에 만들어진 불상으로 1963년 대한민국의 보물 제159호 방어산마애불로 지정됐다가, 2010년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됐다. 청석 암벽에 새긴 불상의 본존은 왼손에 약그릇을 들고 있어서 약사여래상임을 알 수 있으며 얼굴이 타원형으로 길게 표현됐다. 어깨는 거대한 몸에 비해 좁게 표현됐고, 힘없이 표현된 신체에서는 긴장감을 느낄 수 없는 점을 특징으로 꼽는다. 이는 불상 양식이 8세기의 긴장감과 활력이 넘치던 이상적 사실주의 양식에서 현실적인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왼쪽에 자연스럽게 서 있는 일광보살은 강렬한 남성적 인상이고, 오른쪽은 눈썹 사이에 달무늬가 새겨져 있는 월광보살이다. 원래부터 바위를 매끈하게 다듬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석질이 더욱 고르지 못하고 아랫부분은 탈락이 심하다. 조성 시기에 대해 오른쪽 보살의 팔꿈치에서부터 ‘정원십칠년신사삼월(貞元十七年辛巳三月)’이라는 명문(銘文)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어 9세기 제작 연대가 분명한 최초의 사례로써 도상학적(圖像學的)으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흔한 불교 미술 양식이지만 통일신라 조각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시·글= 김일태 시인, 사진= 김관수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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