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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5월 0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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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형 ‘맹모삼천지교’ 빛날까

도교육청 ‘작은학교 살리기’ 사업
전국 최초 도·지자체와 협업
이주 가구 생활·교육 동시 지원

  • 기사입력 : 2021-05-03 21: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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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촌의 인구가 감소하고 그에 따라 취학아동수가 줄면서 폐교가 늘어나는 상황은 비단 어제오늘 일만이 아니다. 경남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농촌 지역의 지자체들은 인구감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중이다. 여러 가지 방안이 제시되고 있지만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되찾기 위한 가장 중요한 해법은 무엇일까? 맹모삼천지교, 교육이다.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시키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기 때문이다.

    경남도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전국의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구들을 경남의 농촌 지역으로 이주시켜 소멸 위기의 마을과 작은학교의 상생을 도모하는 이른바 ‘작은학교 살리기’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작은 학교 살리기’는 과거에도 타 도교육청에서 시행한 적이 있는 사업으로 내실있는 성과를 끌어올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렇다면 경남만의 작은 학교 살리기는 과연 무엇이 다를까?

    경남도교육청 ‘작은학교 살리기’ 시범학교인 고성 영오초등학교 학생들이 특색있는 수업을 받고 있다./경남도교육청/
    경남도교육청 ‘작은학교 살리기’ 시범학교인 고성 영오초등학교 학생들이 특색있는 수업을 받고 있다./경남도교육청/

    ◇전국 최초 자치와 교육 협업= 우선 경남교육청이 추진하는 작은학교 살리기 사업은 자치와 교육행정 기관 간 통합행정으로 추진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색이다. 경남도와 해당지자체, 경남교육청이 삼위일체가 되어 협업의 형태를 띠는 것은 전국 최초이다. 예산 부담도 나눴다. 도교육청, 경남도, 지자체가 각각 5억원씩 학교당 15억원을 투자한다. 이주해 올 학부모들의 거주와 일자리는 지자체가 맡고 교육청은 학교 환경 개선과 교육 과정 특색화에 집중해 투자하는 형태이다. 이주 가구의 안정적인 생활과 교육활동을 동시에 지원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해 고성 영오초와 남해 상주초 2곳을 시범 운영한 결과 80여명이 이주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 학교들은 교육환경 리모델링으로 시설을 개선했고 상주형 교육마을(상주초), 사계절 제비꽃 생태학교(영오초) 등 다양한 특색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영오초와 상주초의 학생은 2배가량 증가했고 전국적으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민 중심 민관 협의기구 운영= 올해는 3곳을 추가, 의령 대의초, 함양 유림초, 창녕 유어초가 마을과 학교를 살리는 사업을 함께 해 나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든든한 구원군도 얻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에 함께 참여하면서 임대주택 공급이 확대될 예정이다. 기존 사업비 외에도 LH에서 임대주택 건립 사업비를 추가 지원한다. 커뮤니티 공간도 제공되며 임대조건은 시중시세의 30% 선으로 저렴하다. 임대기간은 최장 20년까지 가능하다.

    경남교육청은 올해에도 지역민 중심의 협의기구를 통해 사업에 시동을 걸었다. 군 업무담당 과장과 학교장을 공동 위원장으로 하고 면장, 교육지원청 업무담당, 동창회장, 학부모, 이장, 마을 주민 등 10여명의 추진위를 구성해 사업 정보를 공유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나가고 있다. 추진위는 월 1회 이상 개최하며, 이주민의 지속적 유도 방안, 지역민 공감대 확산, 빈집수리 및 임대, 임대주택 건립, 학교교육과정 운영, 학교공간혁신, 이주민 모집 및 선정, 마을 정주여건 개선 등의 사안을 서로 협의하면서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최근 의령, 창녕, 함양군 모두 1차 협의회를 마쳤다.

    경남교육청은 올해에도 관련 기관 홈페이지에 홍보물 게시, 서울 지하철 포스터 게시 등 전국 각지에 이 사업의 홍보를 해나갈 계획이다. 경남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이 사업이 알려진 이후 전국 곳곳에서 이주를 희망하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도교육청 ‘작은학교 살리기’ 시범학교인 남해 상주초등학교 학생들이 특색있는 수업을 받고 있다./경남도교육청/
    경남도교육청 ‘작은학교 살리기’ 시범학교인 남해 상주초등학교 학생들이 특색있는 수업을 받고 있다./경남도교육청/

    ◇지속적 추진 중요= 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경남의 초중고 중 작은 학교(전교생 60명 이하) 비율은 23.13%이다. 특히 초등학교는 509개교 중 160개교가 작은학교로 31.42%나 차지한다. 도내 3개 초등학교 중 1개교가 작은 학교인 셈이다.

    대상 학교수에 비하면 경남의 작은학교 살리기는 아직 거북이 걸음이다. 또 시험대에 놓여 있다. ‘학교와 함께 자라는 마을’이라는 취지를 보다 여러 지역으로 확대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지역 여건 등에 따라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을 모든 지역에 적용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매년 2~3개교씩 추진하는 것은 학교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공감대를 형성한 보다 많은 지자체와 관계기관의 참여와 협업이 중요하다.

    경남교육청 정책기획관 교육혁신지원담당 고희점 장학관은 “인구유입정책과도 연관이 있어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교육청 자체적으로만 사업을 영위하기 힘든 만큼 지자체와의 협업이 관건이다”며 “내년에도 3개교 정도 예정돼 있다. 단기간에 많은 학교를 대상으로 추진할 수는 없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y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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