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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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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 보는 경남의 명소 (16) 하동 송림

빼곡한 소나무 사이로 봄이 온다

  • 기사입력 : 2021-04-30 08:05:53
  •   

  • 이렇게 봄은 온다


    예보다 이른 어둠

    강을 드나들던 어부의 굵은 팔뚝은

    몸을 뉘러 간지 오래

    바람은 선득 불고

    갈라진 틈을 타고 벗겨지는 껍질

    노송은 붉게 오른 맨몸으로 강가에 앉아

    말없이 겨울눈을 엮었다


    이윽고 새 바람 불어

    게으른 태양을 재촉한다


    등 떠밀린 태양이 내어놓은 열없는 온기

    비로소 노송은 기지개를 펴고

    겨우내 얽던 눈으로 수꽃을 피워낸다

    봉오리마다 소리 없이 내뿜는 노란 입김

    저 거대한 침묵 속에서

    지상을 초록으로 물들일 준비를 마쳤다


    맨발들 돌아온다.

    휘파람소리 들린다


    송림에 봄이 온다


    ☞ 한적한 섬진강가, 750여 그루의 소나무가 빼곡하게 들어서 있는 곳. 하동 송림이다. 영조 21년(1745년) 당시 목민관이 강바람과 모래바람을 막을 요량으로 조성한 곳으로 예전 섬진강의 수심이 깊을 적에는 수백 척의 배에게 자리를 내어주기도 했다고 한다. 강바닥이 낮아진 이후로는 어선 출입은 끊겼지만 강과 모래, 소나무가 만들어내는 절경과 넓은 백사장에서 각종 문화행사가 펼쳐지는 근린공원으로 조성되어 지역민들과 관광객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시·글= 이강휘 시인, 사진= 김관수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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