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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21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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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868) 살자헌수(殺子獻首)

-아들을 죽여 목을 바치다. 적군의 비위를 맞추려고 하지만 자기도 죽는다.

  • 기사입력 : 2021-02-23 08: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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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역사에서 전국시대(戰國時代 : 기원전 403-221년) 후기에 오면, 춘추시대(春秋時代 : 기원전 770-403년)에 100여개에 이르던 제후국(諸侯國)이 단지 7개만 남는다.

    진(秦)나라가 점점 강성해져, 나머지 6개국을 멸망시켜서 기원전 221년에 중국을 통일해 진(秦) 제국(帝國)을 세웠다. 북경(北京) 일대에 있던 연(燕)나라는 서쪽에서 일어난 진(秦)나라에 의해, 다른 나라들이 멸망 당해가는 것을 보고, 위기가 곧 자기 나라에도 닥쳐온다는 것을 느꼈다.

    그 때 태자인 단(丹)은 “군사력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으니, 자객을 보내어 진나라 왕을 찔러 죽여 침공을 막는 수밖에 없다”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검객 형가(荊軻)를 찾아 진나라 왕(나중의 진시황)에게 항복하러 간 사신처럼 가장하여 접근하였다. 바로 자객인 것이 탄로나 잡혀 죽었다.

    화가 난 진나라 왕은, 연나라 침공을 가속화하여 기원전 226년에 연나라 서울을 함락했다. 그 왕과 태자 단은 요동(遼東)지방으로 피난했다. 그때 조(趙)나라 왕이 연나라 왕에게 “당신이 진나라 군대에 쫓기는 원인은 당신 아들 때문이니, 아들의 목을 베어 진나라 왕에게 바치면, 왕의 노여움이 풀려 왕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연나라 왕은 자기 아들의 목을 베어, 사신을 보내 진나라 왕에게 바쳤다. 진나라 왕이 연나라 태자의 목을 받았다고 침공을 늦추겠는가? 공격을 더 가속화해 기원전 223년에 연나라는 망하였고, 왕은 포로가 되어 끌려갔다.

    대법관을 지낸 적이 없고, 대법원장의 물망에도 오른 적이 없는, 단지 지방법원장 1년 경력의 김명수 판사를 문재인 대통령이 대법원장에 지명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의외로 생각했다. 그러나 김 판사가 “사법부의 독립은 인간의 기본권과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사법부뿐 아니라 법관 개인의 독립이 필요하고, 법관 독립을 위해 내외적 간섭을 받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발언 때문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얻었고, 국회에서 비준안도 통과됐다.

    그러나 대법원장이 된 뒤에 하는 행각은 자기가 한 말과는 전혀 달리 사법부 독립이 아니라, 사법부 파괴에 앞장서고 있다. 여당 의원들이 눈에 거슬리는 판사를 탄핵하려 하자, 그 판사가 사표를 냈다. 그러나 그는 “여당 의원들이 탄핵하려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하면 무슨 소리 듣겠냐?”라고 사법부가 국회에 항복하는 치욕적인 소리를 했다.

    사법부의 판사를 보호는 못할망정 탄핵을 당하도록 제물로 바친 김 대법원장의 행위는, 자기 아들을 죽여 진시황에게 머리를 바친 연나라 왕의 행위와 무엇이 다른가? 탄핵 욕구를 충족시켜 준 김 대법원장을 여당 의원인들 속으로 어떤 사람으로 보겠는가?

    * 殺 : 죽일 살 * 子 : 아들 자

    * 獻 : 바칠 헌 * 首 : 머리 수.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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