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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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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어느 쪽이 변할 것인가- 김유경(정치부 기자)

  • 기사입력 : 2020-12-09 20: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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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19년 5월, 호주 연방 총선이 치러졌다. 박빙의 승부였다. 감세를 통한 안정적 재정 관리 능력을 내세운 자유국민연합과 세제개혁 등을 통한 불평등 완화를 내세운 노동당이 맞붙었고, 언론은 근소한 차이로 노동당이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당시 상당수의 호주국민들은 ‘기후변화(climate change)’를 선거 최대 이슈로 꼽았다. 그들은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개인적 차원을 넘어 정치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선거는 예상을 뒤엎고 자유국민연합의 승리로 끝났다.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이었던 노동당은 패했고, 이후 2년 가까이 호주의 드넓은 산야와 야생동물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재앙과 같은 산불로 고통받고 있다.

    ▼지난달 부산에서는 청년 기후위기 대응 단체 ‘기후용사대’가 출범했다. 청년들은 “기후위기로 인한 폭염, 폭우, 태풍에 부산은 큰 영향을 받고 있지만 부산은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소극적이다”며 출범 이유를 밝혔다. 지난 3월 ‘청소년기후행동’은 ‘기후위기 방관은 위헌’이라는 취지로 헌법소원을 냈고, 11월에는 서울의 중학생 등 3명이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시행령 25조 1항’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들은 해당 조항이 온실가스 감축 대응 기준으로 불충분하며, 이로 인해 국민의 환경권, 건강권, 생명권 등이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 세대가 우리에게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은 텀블러를 쓰고,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는 개인적 차원 그 너머를 바라는 간곡한 부탁 같이 들린다. 지금까지 지역사회에서 환경 관련 의제는 소수정당이 내건 듣기 좋은 슬로건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경남은 부산 못지않게 바닷물의 산성화, 해수면 상승, 폭염, 폭우, 태풍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기후가 변하기 전에 우리가 변하기를, 다음 세대가 원하고 있다.

    김유경(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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