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6일 (금)
전체메뉴

[희망나눔 프로젝트] (59) 예술고 입학 앞둔 민석이

“트롬본 연주할 때 가장 행복
교향악단 들어가 효도하고파”
아버지 연락 끊긴 뒤 이혼 판결 앞둬

  • 기사입력 : 2020-03-10 08:03:58
  •   
  • 열여섯살 민석(가명)이에게 3월은 너무나 잔인한 달이다.

    올해 중학교를 마치고 공립 경기예술고등학교에 합격했지만 교향악단 단원의 꿈을 키우기에는 가정 형편이 따라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역 조선소의 불황이 민석이네 네 식구를 덮쳤다.

    경남은행 사랑나눔재단 관계자 등이 지난 6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아파트에서 민석이네 가족과 상담을 하고 있다. /전강용 기자/
    경남은행 사랑나눔재단 관계자 등이 지난 6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한 아파트에서 민석이네 가족과 상담을 하고 있다. /전강용 기자/

    조선소에 근무하던 아버지는 2018년 말 일자리를 잃자 지난해 5월 건설일을 하러 경기도 한 도시로 올라간 뒤 소식이 끊겼다. 수소문 끝에 연락이 닿은 아버지는 엄마와 이혼에 합의해 오는 5월 이혼판결을 앞두고 있다.

    어머니는 간호조무사로 10년 넘게 일하며 가정생활에 보탬을 줬으나 지난 해 3월 유방암이 발병해 수술을 받았다. 어머니의 암은 2기 후반이었지만 림프절까지 전이돼 현재 표적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아버지가 집을 나가면서 생활이 힘들어지자 어머니는 실비보험 암 진단금으로 서울에서 한달간 요양병원에 있으면서 치료를 받았고, 지인으로부터 빌린 부채까지 상환하자 생계가 막막해 졌다. 어머니는 지난 1월 동주민센터를 통해 긴급생계비 지원을 신청했고, 지난 2월에는 기초수급도 신청했다.

    아버지의 가출과 어머니의 암투병은 동생 민우(가명)까지 흔들어놓았다. 초등학교 6학년인 민우는 교우관계도 좋고 학교생활도 충실했지만 현재 상황에 힘들어하고 있다.

    흐린날에는 햇살이 비추지 않았다. 지금 거주하고 있던 서민아파트는 자택이었지만 은행 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공매로 넘어갈 처지이다. 당장 집을 비우지 않으면 강제이행하겠다며 매일같이 걸려오는 독촉전화에 세 모자는 스트레스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은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에 긴급주거 신청을 했으며 이사 갈 집을 알아보고 있다. 하지만 집을 구해도 주거보증금, 이사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절망의 땅에서도 희망은 피어났다.

    마산에서 중학교를 마친 민석이는 가정형편이 어려워지자 선생님의 지원을 받아 경기예고에 오디션을 보고 합격해 입학을 앞두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음악선생님의 권유로 관악부에 들어가 트롬본을 접한 민석이는 점점 흥미를 느끼면서 중학교에 진학한 뒤 재능을 보였다.

    민석이는 경남중등학생학예발표회에서 관악부문 2등을 수상했다. 진주개천예술제에는 2학년 때 관악부문 은상에 이어 3학년 때는 금상을 차지했다.

    민석이는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꿈을 키우기 위해 오는 5월 현대자동차에서 주최하는 오디션에 참가할 예정이다. 그 오디션은 재능이 있는 저소득층 학생을 지원하려고 만든 것이다.

    민석이네 부모의 이혼판결이 나지 않았으나 접수증으로 수급자 신청 중에 있으며, 현재 100여만원의 긴급생계비로 버티고 있다.

    민석이는 지난 6일 경남신문 및 경남은행 사랑나눔재단, 창원시 마산합포구 사회복지 담당자 등과 만난 자리에서 “트롬본 소리가 좋고 트롬본을 연주할 때 가장 행복하다”며 “암과 싸우고 있는 엄마에 효도하기 위해서라도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같은 교향악단에 들어가 연주도 하고 제자도 키우고 싶다”고 장래희망을 전했다.

    김미경 창원시 마산합포구 통합사례관리사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어도 옮겨갈 집 월세부담과 보증금 마련을 위해 빌린 채무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많다. 내년부터 고등학교 무상교육이 이뤄지지만 올 한해는 등록금과 교복비 등 마련도 여의치 않다”며 “민석이가 교향악 단원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이웃의 지원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도움 주실 분 계좌= 경남은행 207-0099-5182-02(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남지회)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진호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