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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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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풍수지리] 포은 정몽주와 저헌 이석형 선생의 묘

  • 기사입력 : 2013-03-25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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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은 정몽주 선생의 묘는 본래 개성시 풍덕에 있었는데, 조선 초기에 후손들이 선생의 묘를 고향인 경북 영천(永川)으로 이장(移葬)하려고 했다. 최상의 예를 갖춰 선생의 체백을 옮기는 도중, 이장 행렬이 용인군 수지면의 경계에 이르자 갑자기 바람이 불면서 앞서 들고 가던 명정(銘旌·죽은 사람의 관직과 성씨 따위를 적은 기)이 바람에 날아가고 있었다. 급히 날아가는 명정을 쫓아 가 보니 오늘날의 경기도 용인시 모현면 능원리에 떨어져 있었다. 이를 범상치 않게 생각한 후손은 지관을 불러 지맥을 보게 한즉, 명당 중의 명당이라고 대답하기에 그 즉시 영천으로 가던 행렬을 멈추고 이곳에 묘를 안치했다.

    그런데 일설에 의하면 정몽주의 후손이며 이석형 선생의 부인 연일정씨(延日鄭氏)가 이곳이 명당이라는 소문을 듣고 친정집보다는 시댁의 가문을 일으키고자 명정이 떨어진 장소에 밤새도록 물을 길어다 부었다고 한다. 다음 날 정몽주 선생을 안장하려고 땅을 파 보니 물이 가득 차있어서 원인을 알 수 없던 후손은 할 수 없이 옆 언덕 위에 포은 선생의 묘를 써 오늘날에 이르렀고, 본래의 명당 자리는 훗날 이석형 선생을 장사지냈다고 한다. 이곳은 두 분의 묘가 나란히 붙어 있어 쌍유혈(雙乳穴) 또는 유두혈(乳頭穴)이라고 부르는데, 두 곳 중에서 저헌 이석형 선생 집안에서는 조선시대 부원군 3인, 정승 8인, 대제학 6인, 판서 42인, 공신 4인, 청백리 2인, 문과급제자 120명을 배출했다.

    특히 선조 때에 이르러 월사 이정구(대제학, 좌의정, 문충공)와 이귀(좌찬성, 충정공)를 배출하면서 연안이씨 최고의 황금기를 맞이했다. 저헌 선생의 직계후손들이 포은선생의 직계후손보다 높은 벼슬을 더 많이 함으로써 저헌 선생의 묘가 더 나은 명당이라는 설이 있으나 두고 볼 일이다. 이 두 묘를 살펴볼 때 참고하기를 바라는 글귀다. 고관형세, 유관인지형모. 변기중산수지길흉, 유능찰인심상중사야.(故觀形勢, 猶觀人之形貌. 辨其中山水之吉凶, 猶能察人心相中事也. 그러므로 산의 형세를 보는 것은 사람의 형체와 모습을 살피는 것과 같다. 그 형세 가운데서 산수의 길흉을 판단하는 것은 마치 사람의 마음속을 읽어내는 것과 같다.) 이러한 명당을 감결할 때에 산을 살피는 법은, 몸을 본처 (本處·살펴보려는 혈이 있는 장소나 근원이 되는 용맥 또는 능선)에 두고서는 산의 참된 모습을 볼 수 없으므로, 반드시 그곳과 마주보는 곳에 서서 봐야 한다. 그러므로 혈처의 앞을 보고자 하면, 반드시 그 뒤에서 봐야 하며, 혈처의 뒤를 보고자 하면, 반드시 그 앞에서 봐야 한다. 좌·우 역시 마찬가지이며 이와 같이 하면 산의 참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곧 산을 보는 비법이다. 안타깝게도 이석형 선생의 묏자리 같은 우연한 명당이 오늘날에는 없다.

    하지만 공장풍수나 전원주택의 풍수를 감정할 때 산을 보는 이치를 적용하면 좋은 터에 길한 건물을 얼마든지 지을 수 있다. 특히 공장의 경우에는 부도, 화재, 사장의 예기치 않은 사고 등과 공장의 위치선정 및 방향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공장의 터가 좋으면서 건물도 길한 방향을 보고 있으면 수주물량이 계속 증가해 공장이 날로 번창할 뿐만 아니라 불량률도 현저히 감소되며 안전사고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반듯하지 않고 흉한 터이면서 건물의 위치가 설기(泄氣)되는 곳에 있거나 방향이 흉한 기운을 직접 받는 곳을 바라보고 있다면 비보(裨補·나쁜 기운을 좋은 기운으로 변화시키는 것)를 반드시 해야만 한다.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는 비보풍수에 풍수의 진정한 의의가 담겨있다고 말을 할 정도로 비보풍수의 중요성을 강조하곤 했다.

    비보풍수의 사례로 일제가 충남 금산 황풍리의 제비집명당마을에 지네 형상의 다리(봉황교)를 놓아 지네를 퇴치하고자 두꺼비 석상을 세웠다. 또 다른 사례로는 진주시 대곡면 중촌마을 앞에 있는 바위산인 조산이 숙호형(宿虎形·잠을 자는 호랑이 형상)인데, 석산개발회사가 머리 부분을 깨면서 흉살이 마을을 덮쳐서 그것을 막고자 마을회관에 코끼리 한 쌍을 조산을 향하게 해 비보를 했다.


    주재민(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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