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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5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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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퀼트' 한 조각 한 조각 여유 잇고, 한 땀 한 땀 행복 깁는 핸드메이드의 즐거움

  • 기사입력 : 2011-11-11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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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20년, 청교도 102명을 태운 메이플라워호가 영국을 떠나 미국으로 향했다. 바닷바람은 매서웠고 신세계를 향한 항해길은 험난했다. 바람막이로 쓸 소재를 찾던 부인네들의 눈에 띈 것은 낡고 해지기 시작한 헌 옷과 천 조각들. 이것을 하나하나 이어 붙인 조각보가 옷가지나 객실의 침대 커버, 커튼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바로 ‘퀼트(Quilt)’의 시작이다.


    ▲단순한 바느질을 넘어서

    30여 년 전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에 알려지기 시작한 퀼트는 자금과 시간이 넉넉한 사모님들이 즐기는 고급취미 정도로 여겨졌다. 천이나 도구가 외제가 대부분인 데다 완성품을 하나 만드는 데 이루 말할 수 없는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 하지만 지갑이나 손가방, 주방장갑 등 실생활에 유용한 제품에 퀼트가 응용되면서 많은 주부들이 취미 삼아, 혹은 부업으로 퀼트를 하는 경우가 늘었다. 또 퀼트를 예술로 승화시켜 걸개나 병풍으로 만들어 공모전에 출품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2008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한국퀼트연합이 생겼으며 매년 코엑스에서는 전국 퀼트작품 공모전인 ‘서울퀼트페스티벌’도 열린다.



    ▲퀼트란 이런 것

    퀼트의 어원은 ‘채워 넣은 물건’으로, 자투리로 남은 천을 포개어 그 안에 솜을 넣고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조각을 이어 나가는 기법을 일컫는다. 어떤 천으로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점과 방한이나 보호의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누비’의 개념과 일치한다. 기본 패턴은 마름모꼴이다. 도입 초기에는 천의 선택과 배색, 제품 설계를 오랜 시간을 들여 구상해야 했지만 지금은 천과 도구, 설명서가 동봉된 ‘패키지’ 상품이 시중에 나와 있어 초보자가 접근하기가 훨씬 쉬워졌다. 기본기가 중요하므로 전문가에게 올바른 바느질 방법을 배워 ‘패키지’를 통해 감각을 익인 후, 자신만의 DIY(Do It Yourself)를 구상해보기를 추천한다.



    ▲퀼트의 묘미

    퀼트에 중독되는 이유 ‘0순위’는 바늘을 잡는 동시에 잡념이 사라지고 정신을 집중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을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 또한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래서 완성까지 몇 년이 걸린 대작의 경우 수천만원을 준다 해도 팔지 않고 소장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자신의 시간과 노력, 완성의 기쁨이 녹아 있는 유일무이한 작품이기 때문. 또 올록볼록한 양감이나 질감이 대량 생산된 미싱 제품과 차별화되다 보니 그 가치를 더한다.



    ▲퀼트는 하나의 문화

    미국으로 건너온 청교도 여인들 사이에는 ‘퀼트비(Quilt Bee)’라 불리는 모임이 있었다. 벌떼처럼 모여 열심히 일한다는 뜻이었는데, 수공업이 대부분이었던 시절 ‘퀼트비’는 상호협력해 소도구를 만들고 새로운 소식을 접하는 생산현장이자 사교장이었다. 처녀들은 결혼하기 전 보통 12장 정도의 혼수용 퀼트 작품을 만들었는데, 그 퀼트 작품 위에 고양이를 올려두고 끝을 잡아당겨 고양이가 움직이는 방향에 앉아 있는 아가씨가 곧 결혼을 하게 된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퀼트를 주제로 한 영화 ‘아메리칸퀼트’

    휘트니 오토의 소설을 조슬린 무어하우스 감독이 영화화한 ‘아메리칸퀼트’. 앤 밴크로프트와 위노나 라이더가 이모 할머니와 조카손녀 역으로 열연했다.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핀’이 여름방학을 보내기 위해 캘리포니아에 있는 할머니댁에 방문해 퀼트 모임을 가지면서 여러 여인들로부터 결혼과 이혼, 불륜, 이별과 화해의 이야기를 들으며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는 이야기이다. 삶의 풍파를 겪은 여인들의 사연이 퀼트로 새겨지면서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돼 가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냄비 받침대 만들기

    ☞준비물 : 퀼트 바늘 1개, 시침 바늘 1개, 조각천 16피스, 퀼팅 솜, 뒷감 천, 바이어스 천, 가위, 자, 샤프, 다리미, 시침핀



    ① 가로 세로 3㎝ 정사각형의 조각천 16피스를 준비한다. 각 면에 0.7㎝ 시접을 둔다. 시접은 자를 대고 샤프로 그으면 잘 보인다.

    ② 천조각을 이어 붙인다. 이 작업을 ‘패치워크’(Patchwork)라 한다. 먼저 두 조각을 포개어 시침선을 따라 깁는다.

    ③ 이렇게 만들어진 조각 두 개를 붙여 4조각으로, 4조각짜리 천 두 개를 붙여 16피스를 모두 잇는다.

    ④ 처음에 매듭을 지어 온박음질을 한 다음 한 땀 한 땀 기워 나가다 마지막에 세 번 정도 뒤로 돌아오는 온박음질로 마무리하면 풀리지 않는다.

    ⑤ 다 만든 후 다리미로 시침 부분을 납작하게 눌러서 정리한다.

    ⑥ 뒷감 천과 바이어스에 맞붙게 될 천 조각을 잘라 이어 붙인다.

    ⑦ 뒷감과 퀼팅 솜을 크기에 맞게 자른 후 듬성듬성하게 시침질을 한다. 이때 3겹의 천이 움직이지 않도록 시침핀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⑧ 16개 조각이 잇대어진 곳 중 시접이 접히지 않은 부분 모두를 퀼팅한다. 바느질은 한 방향으로만 한다. 퀼팅이 끝나면 시침질한 실을 제거한다.

    ⑨바이어스에 쓸 천을 3.5㎝ 간격으로 길게 잘라 0.7㎝ 시접을 그린다. 네 면을 다 기운 후 돌돌 말아 바느질을 해주면 완성된다.

    글= 김유경기자 bora@knnews.co.kr

    사진= 김승권기자 skkim@knnews.co.kr

    도움말·촬영 협조= 창원시 진해구 석동 퀼트빌리지 양경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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