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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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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잊지 않겠다는 약속- 김은형(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장)

  • 기사입력 : 2024-04-11 0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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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가오는 4월 16일은 세월호 10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지난달 4·16 참사 10주기 전국시민행진단과 세월호 유가족이 경남지역에서 행진을 했습니다. 아이와 가족들을 하루아침에 잃은 부모님과 유가족이 안전한 사회를 위한 전국 행진을 진행했습니다.

    10년 전 언론을 통해 본 세월호 참사는 대한민국을 통째로 흔들어 놓았습니다. 전 국민이 충격과 트라우마를 겪었고,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한동안 제대로 숨 쉬기조차 힘들었습니다.

    우리는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현대산업개발 광주 학동 참사,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사회적 참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든 참사는 재해·재난이 아닌 인재였습니다.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우울증 지수가 1위, 자살률 1위인 나라입니다. 이 모든 참사를 지켜본 대한민국 국민들의 정신 건강이 온전할 수 있을까요. 아이들에게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어른들 말씀대로 하라고 할 수 있을까요.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만 없었더라도 어쩌면 모두 살아남았을 세월호 참사. 일방통행 표지판 하나만 있었더라도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 이태원에서 청년들이 서서 압사돼 허망한 주검으로 돌아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이를 잃은 부모, 친구를 잃은 아이와 청년,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을까요.

    반복되는 사회적 재난을 멈추게 하기 위해서 ‘국민의 생명안전기본법’이 필요합니다. 정부와 입법기관, 각 정당들의 반성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시민사회의 역할 또한 필요합니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은 단순히 기억하겠다는 것을 뛰어넘어 함께 실천하겠다는 약속이어야 합니다.

    아름답고 눈부신 봄, 아직까지도 ‘아이들이 왜 돌아오지 못하는지’도 모르는 세월호 유가족들에게는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의 4월’입니다. 온전한 진실이 밝혀지고, 책임을 묻고, 생명안전기본법이 제정돼 누구나 안녕한 사회가 되기를, 비로소 모두가 아름다운 봄을 맞이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김은형(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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