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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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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훼농가 절망 한·에콰도르 협정… 대책 수립을

  • 기사입력 : 2024-01-11 19: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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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에콰도르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이 국내 화훼업계에 큰 화를 미치게 했다면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 김해 대동면의 한 화훼농가는 끝내 자식같이 키우던 수많은 거베라와 장미, 국화를 트랙터로 갈아엎었다. 이 지역 대부분 화훼농가가 같은 경우이며 결국 전국 100여명의 농민들이 생계를 뒤로한 채 머리띠를 두르고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이유는 에콰도르와 맺은 SECA 때문이다. 화훼 품목은 점진적으로 관세를 철폐하는 것으로 이럴 경우 국내 화훼 산업의 동력이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에콰도르는 세계적인 화훼 생산국이다. 에콰도르 장미는 한 단에 3000~4000원이며, 국산 장미는 한 단에 생산 원가만 7000~8000원이다.

    만일 협정이 발효될 경우 국내 화훼농가가 경쟁력에서 이길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특히 부산·경남지역 화훼 생산 농업인은 700여 농가로 국내 전체 생산량 4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의 어떠한 대책도 없이 협정이 발효되면 이들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화훼 농업을 접어라는 말과 같은 것이다. 물론 발효 전에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그 이전에 생산농가들의 입장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현재 화훼농가들이 큰 이익이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내는 그렇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꽃값은 그대로인데 인건비, 기름값, 전기세 등이 올라 농가 수익은 나오지 않는 상황 속에 중간 도매상인만 이익이 크다는 것이다. 여기에 에콰도르가 한국보다 꽃 생산비가 무려 13배 정도 저렴하다면 농가들이 살아남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협정이 발효되는 것으로 방향이 잡혔으며, 원산지 표시 의무 등을 담은 화훼산업진흥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화훼농가들의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 이 개정안은 그나마 화훼농가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하루속히 화훼산업진흥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소, 돼지처럼 원산지를 명확히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농민들은 화훼 폐기 시위에 이어 오는 22일에 국회 항의 방문, 26일에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시위를 벌일 계획으로 있다 한다. 더 이상 문제가 확산되지 않도록 정부의 현명한 대책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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