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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민주당, 방통위원장·검사 탄핵 추진 후폭풍 우려- 배종찬(인사이트케이 소장)

  • 기사입력 : 2023-12-05 20: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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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의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손준성 그리고 이정섭 검사에 대한 탄핵 추진으로 정치권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국면이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1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기 전에 인사권자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고 윤 대통령은 곧이어 면직 처리했다. 이 방송통신위원장이 사퇴함으로써 국회 탄핵 소추안은 대상자가 사라지면서 불발되었다. 더불어민주당이 탄핵 사유로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이 위원장이 지난 8월 25일 임명된 이후 10월 6일까지 43일 동안 이상인 부위원장과 2명만으로 안건 14건을 의결해 방송통신위원회법을 위반했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방송통신위원회법(4조 1항, 13조 2항)에 따라 방통위는 상임위원 5명으로 구성돼 재적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해야 한다. 민주당은 의결정족수를 충족하려면 최소한 상임위원 3명 이상의 출석과 3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고 봤다. 국민의힘은 그렇다고 해서 방송과 통신 정책을 수행할 수장을 탄핵하는 것이야말로 ‘의회 권력의 폭거와 남용’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편 두 검사에 대한 탄핵 소추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통과 의결되었다. ‘고발 사주’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손준성 검사장과 최근 보직 변경 전까지 수원지검 2차장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의 수사 책임자였던 이정섭 차장검사는 직무가 정지됐다. 민주당은 손준성 검사장에 대해서는 ‘고발 사주’ 의혹을, 이정섭 수원지검 2차장검사에 대해서는 자녀 위장전입 의혹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을 각각 탄핵 사유로 제시했다. 이 차장검사는 최근까지 수원지검 2차장검사로 ‘쌍방울 그룹 대북송금 의혹’ 등 민주당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의 수사를 지휘해왔으나 범죄기록 무단 조회, 수사 대상과의 부적절한 만남 등 각종 의혹이 제기돼 최근 직무대리 발령이 내려졌다. 특히 이정섭 검사는 이재명 대표 수사를 담당하고 있었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의 탄핵 추진이 이재명 대표를 위한 ‘방탄 탄핵’이라는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민주당의 검사 탄핵이 국민들의 높은 공감을 받고 있는 결과일까. 조사 결과를 보면 그렇지 않다.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로 지난 11월 28~30일 실시한 조사(전국1009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 신뢰수준 ±3.1%P 응답률12.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고 있는지’ 물어보았다.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에서 수치가 변하지 않는 33%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4%로 직전 조사보다 1%포인트 내려왔다. 아주 낮은 비율이지만 지지율이 뒷걸음질쳤다. 국민의힘은 인요한 혁신위원회와 김기현 지도부 사이의 갈등이 있고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 엑스포 유치 불발까지 감안하면 호재는 없고 악재만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검사 탄핵이 국민들의 공감을 얻었다면 지지율이 훨씬 더 큰 폭으로 올랐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최근 민주당 지지율 강세를 드러냈던 30대는 국민의힘 30%, 더불어민주당은 29%로 나왔다.

    검사 탄핵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운 점은 또 있다. 얼마 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일당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정민용 변호사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30일 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원장에게 징역 5년과 6억7000만원의 추징금을 선고했다. 검찰의 판단이 아니라 법원의 선고 결정이다. 이 대표와 관련성 여부를 떠나 최측근으로 불리는 인물의 혐의를 몰랐다는 사실도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는다. 검사에 대한 탄핵이 국회의 고유 권한이라고 설명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설득력과 명분성은 약해 보인다. 그래서 심히 후폭풍이 우려되는 민주당의 탄핵 추진이다.

    배종찬(인사이트케이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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