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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1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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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엑셀보다는 DB프로그램으로- 박희찬(㈜포커스윈 대표이사)

  • 기사입력 : 2023-11-28 19: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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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공장 등 업무시스템에 관련해서 중소제조업체를 방문해보면, 엑셀로 업무관리를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엑셀 활용 수준도 감탄할 만한 수준부터 단순히 기록 보관하는 수준까지 천차만별이다. 그 수준이 어떠하든 엑셀로만 업무관리를 하기보다는 DB(데이터베이스) 기반 프로그램으로 관리 방법을 바꾸어가는 것이 회사의 미래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고 옳은 방향이다. 왜 그럴까?

    엑셀만으로도 개별 업무관리와 각종 서식을 사용한 업무처리도 하고, 공용 서버로 엑셀 자료를 공유하면서 경영자에게 훌륭하게 레포팅을 하는 사례도 꽤 있다. 그러나 그런 경우에도 몇몇 우수한 엑셀 사용자에 의해 운용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업무체계의 안정성과 미래 확장성 측면에서 숨겨진 리스크가 된다.

    엑셀이든, DB기반 프로그램이든 간에 그 모든 기능을 모든 사람이 잘 운용할 수도 없고 잘할 필요도 없으며,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정도만큼만 잘 사용하더라도 성공적인 상태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시스템이 아닌 특정한 직원에게 의존되어 있다면 성공적인 상태라고 말하기 어렵다.

    회사는 개인적 역량도 중요하지만 조직적 역량이 더 중요하다. 담당하고 있는 직원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별 차이 없이 업무 수행이 잘될 수 있어야 잘 되는 회사이다. 그런데 엑셀 등 오피스 프로그램은 혼자서 사용할 때 가장 우수하게 활용할 수 있는 도구이지 여러명이 공동으로 사용하기에는 불편한 도구이다. 개인에 의존하는 도구이다 보니, 작성하는 방법이나 운용하는 방법에서 개인적 성향에 많이 의존하고 우수성의 차이가 커질 수밖에 없다. 잘 사용하던 사람이 그 업무를 떠나게 되면 업무 수행의 지속성을 보장받기도 어렵다.

    DB기반의 전산 프로그램은 전산 프로그램으로서의 기능적 역할만 있는 것이 아니라, 회사 전체의 경영시스템을 운용하는 체계적 도구로서의 역할이 더 크다. 경영자의 의지와 관리에 대한 비전이 담겨 있게 되고,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참여직원들의 역량이 모아지는 시스템 도구로 운용되게 된다.

    ERP나 스마트팩토리와 같은 통합적 시스템이 아니라, 예를 들어 자재관리시스템만을 구축한다고 할 때에도 단순히 자재 재고관리를 하는 기능으로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재고관리 숫자만을 관리한다면 엑셀로도 충분히 관리할 수 있지만, 지속경영관리 측면에서의 발전을 도모하기 어렵고 현상 관리에 한정되게 된다.

    업무관리 표준화와 자재 표준화, BOM 표준화 등을 기준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자료를 축적하며, 축적된 자료에 의해서 고도화되어 가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런 것들이 엑셀과 DB기반 관리시스템 간의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향후 인공지능이나 로봇화 등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때 필수적 전제 조건인 빅데이터 및 데이터 체계화를 위해서라도 데이터 축적과 분석이 가능한 DB기반 프로그램이 꼭 필요하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도구가 달라지기도 하지만, 도구에 의해서 사회나 산업이 발전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다. 넓은 의미에서는 데이터베이스 프로그램인 엑셀도 종이 사무관리 시대에서 PC 사무관리 시대로 발전시켜 준 도구였고 지금도 휼륭하게 그 역할을 해내고 있지만, 태생적으로 조직역량을 모으는 데는 한계가 있는 도구이다. 아무리 적은 인원의 조직이라도 각자의 역할에 따라 일을 하면서도 서로가 하나로 연결되어서 역량을 꾸준히 상승시켜야 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분석하여 미래를 설계할 수 있어야 지속경영을 할 수 있는 시대이다.

    엑셀이 개인화기라고 한다면 DB기반 프로그램은 공용화기를 포함하는 무기체계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경영철학과 경영목표가 회사를 발전시켜 가는 기초이고 지표이지만, 그것을 구현할 도구가 없으면 무위가 되기 십상이다. 경영관리 도구로서 엑셀보다는 DB기반 프로그램을 권하는 이유이다.

    박희찬(㈜포커스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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