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01일 (수)
전체메뉴

[경남시론] 생성형 AI기술과 언론 뉴스의 미래- 이진로(영산대학교자유전공학부 교수)

  • 기사입력 : 2023-11-05 19:02:43
  •   

  • 생성형 AI 기술이 계속 발전한다. 올해 초 챗GPT 4.0 서비스는 질문에 대한 문장 생성에 이어 특정한 상황 설명에 맞는 이미지도 생성한다. MS의 빙(Bing), 구글의 바드(Bard), 네이버의 큐(Cue) 등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또한 이미지를 설명하는 문장의 작성과 애니메이션 변환 서비스도 등장했다. 앞으로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구현하는 기술의 개선도 전망된다.

    생성형 AI와 언론 뉴스의 정보 제공 방식은 비슷하다. 특정 주제에 대해 자료를 찾고, 정리해서 간략하게 제시하는 점에서 공통된다. 생성형 AI보다 언론 뉴스의 취재 시스템이 훨씬 오랜 역사를 지닌다. 하지만 생성형 AI는 언론 뉴스에 비해 매우 적은 시간, 비용, 인력 등이 요구된다. 일부 서비스는 자료 작성에 참고한 정보를 밝히고, 후속 질문을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정보의 풍부성과 확장성도 높였다. 이른바 가성비 측면에서 언론사의 뉴스가 생성형 AI에 비해 불리해질 가능성이 커진 것. 자연스레 신문과 방송이 제공하는 뉴스의 미래가 궁금하다. 언론 뉴스의 대응 방향은 생성형 AI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되 숨어 있는 한계의 극복에서 찾을 수 있다.

    먼저 언론 뉴스의 취재와 보도에서 생성형 AI 서비스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여 더 좋은 정보를 담는 방안이다. 기자의 취재에서 자료의 수집·분석·정리 과정에 투여되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생성형 AI의 도움으로 줄이는 것. 또한 해외 자료를 손쉽게 번역하고, 작성된 기사의 제목 추출 기능도 활용한다. 이 과정에서 기자가 새로운 시각과 통찰을 얻고, 뉴스의 수준을 높이게 되면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다. 방송뉴스에서 생성형 AI의 효과는 더욱 커진다. 앵커와 취재기자 대신 AI로 만든 아바타가 등장하여 자료 화면과 대화형 영상을 편집하며 상호작용 방식의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현재 라디오 방송의 경우 온라인 뉴스와 소셜미디어 정보를 검색하여 방송용 주제를 선별한 다음에 뉴스 대본을 작성하는 AI 플랫폼이 미국에서 개발되어 운영 중이다.

    다음에 언론사의 뉴스가 생성형 AI가 제공하는 정보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방안이다. 생성형 AI 서비스의 가장 큰 한계는 언어의 재구성을 통한 문장 생성 과정에서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환각(幻覺) 현상이 존재하는 것. 따라서 앞서 열거한 다양한 혜택을 누리려면 가짜 정보를 가려내는 기자의 세심한 주의와 사전 지식 구비, 사후 확인 노력 등이 필수적이다. 또한 생성형 AI가 만들어 내는 정보는 기존의 축적된 자료인 데이터베이스의 분석 결과다. 따라서 최근 사례와 분석을 반영하기 어렵다. 이처럼 정보 제시의 시간차(time gap) 현상은 뉴스가 현재의 시간에 부합하는 시의성(timeliness) 있는 내용을 담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게다가 기자는 책임감을 지니고 사회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직면한 위기를 예방하거나, 또는 슬기롭게 극복하는 비판적·창의적 뉴스를 제공하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특히 기자는 다양한 관찰과 경험을 통해 느낀 인지(認知) 정보를 체화하여 정교하게 표현하고 독자의 공감을 가져오는데, 이런 정보를 인간이 아닌 생성형 AI로부터 기대하기 곤란하다.

    요컨대 생성형 AI가 제공하는 정보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간결하게 정리했을 뿐 진위를 가리기 어려운 내용이 포함된다. 언론 뉴스에 비해 신뢰성 측면에서 매우 미흡하다. 어디까지나 판단의 보조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시민에게 다양한 차원의 삶을 이해하고, 생활 속의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자의 저널리즘 정신과 책임감은 여전히 소중하다. 특히 기자의 비판적·창의적 시각과 맥락 해설은 독자가 사회를 바라보는 맑은 눈과 밝은 귀가 된다. 언론 뉴스가 민주주의 사회 운영에서 필수적이고 불가결(不可缺)한 이유다.

    이진로(영산대학교자유전공학부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