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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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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지역 정주도 결국은 일자리가 해답이다- 배현주(마산대학교안경광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08-27 19: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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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은 인구감소지역 지정 고시에 11개 군이 지정되었다. 인구감소로 인한 지역 소멸이 우려된다는 뜻이다. 학령인구 또한 감소하여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대학 입학 인원은 2021학년도 43.3만 명에서 2024학년도는 37.3만 명으로 불과 3년 만에 6만 명이 줄어드는 것이다. 학령인구의 감소는 단순히 대학의 정원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지역 경제의 침체로 인한 지역 소멸로 이어지는 심각한 문제이다.

    저출산과 고령화 여파는 일자리 시장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60대 이상 인구가 늘어나면서 60대 취업자 수가 청년 취업자를 위협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에 따르면 5월 기준 60대 취업자 수는 446.7만 명으로 20대 취업자 수 383.3만 명보다 많았다. 2020년도 60대 취업자 수는 359.8만 명으로 20대 취업자 수 360.2만 명에 적었으나 2021년 391.1만 명으로 20대 371.2만 명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이제 일하는 20대보다 일하는 60대가 더 많다는 의미다. 청장년층이 빠진 자리를 노인이 채우는 기형적 구조로 노동시장의 퇴행이라 판단된다. 대부분의 노인 일자리가 정부 재정을 투입해 만든 공공일자리와 일용직 등의 단기일자리로 고용의 질과 안정성이 낮다는 것은 문제점으로 다가온다.

    우리나라의 2023년 노인 인구 비율은 18.2%로 이 속도를 가늠하였을 때 2050년 전체의 43.9%, 즉 전체 인구의 절반이 노인이라고 판단되어 일자리 구조 변화는 불가피하다. 물론 인구 구조적인 요인 외 노동시장 고령화 유발 요인에 대해 지적하는 의견들도 있다. 60대는 근로희망 사유로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를 가장 높은 비율로 선택하였고 이는 평안한 노후를 위해 일을 하려는 것으로 60대 이상의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고 일자리 선택에 유연하지만 청년층은 본인의 기준에 맞는 평생직장을 찾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올해 5월 기준 주 36시간 미만(파트타임) 청년취업자 중 47%가 대학 등의 졸업(수료·중퇴) 후에도 상근직 근로자로의 전환을 못 하거나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특히 졸업자 가운데 74%는 ‘그대로 계속 (시간제근로자)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일이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층 비경제활동 인구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4월 3.4만 명, 5월 4만 명으로 증가 추세를 보인다. 20대가 구직을 하지 않았던 이유로는 ‘원하는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라는 답변이 17.3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일할 능력이 있지만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층이 많은 것이다. 실업 기간이 길어지면 청년은 취업에 대한 무기력으로 고용시장에서 영영 등장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 지역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고 지역 청년은 본인의 구직조건에 맞는 직장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토로한다. 청년 세대의 지역 이탈이 지역의 큰 문제로 대두된 현재 남아 있는 청년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은 심각한 사회 문제다. 청년이 희망을 갖고 구직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성과와 직무에 따라 임금을 공정하게 보상하는 방향으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

    한양대 경제학부 하준경 교수는 “이제 고령층이 일하던 일자리는 청년층에 내어주고 대체 일자리 등으로 ‘인생 2모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이 필요한 시기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과 대학 간의 상호연계가 필수적이다.

    대학의 평생 직업 교육을 통해 개인은 직업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지자체와 지역대학은 적극적으로 협업하여 지역 산업 및 성인 학습자 수요를 반영한 성인 학습자 친화형 교육과정을 개발해야 한다. 또 일과 학습을 병행한 평생직업 교육의 체제 전환을 통해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 재취업 및 창업을 지원할 때 지역 정주에 이르는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다.

    배현주(마산대학교안경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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