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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폭염처럼 숨이 턱턱 막히는 우리의 노동시장- 이수석(대한물류산업기계 대표)

  • 기사입력 : 2023-08-15 19: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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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날씨가 매우 무덥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견딜 수 없을 만큼 연일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연일 안전문자에서는 폭염주의보 알림이 울리고, 특히 야외에서 근로하는 근로자들의 건강관리에 각별히 주의하라는 산업재해 안전 관련 문자도 하루에 여러 건 받게 되는 요즘입니다. 이렇게 극한의 더위와 싸우며 열심히 일하는 분들이 있는 반면, 일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가지원금으로 집캉스나 호캉스를 즐기려 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고용보험에서 지원해 주고자 하는 실업급여의 취지는 근로자 본인은 계속 근로 의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득이한 사유(사측 또는 근로자 본인)로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을 때 최소생계비를 유지해 주고자 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요. 정말 근로자 본인은 계속 근로 의사가 있음에도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은 걸까요.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실업급여 사유를 적당히 만들어 고용보험을 받고 취업을 할 수 있음에도 취업하지 않고 실업급여 기간이 끝날 때까지 취업을 할 의사가 없는 경우도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일을 하지 않고도 편히 매달 통장에 찍히는 급여 지급 문자를 보면 구직활동에 대한 의욕이 과연 생길까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실업급여 지원금은 바닥을 드러내고 있지는 않을까요. 또한 국민의 세금이고 불가마 같은 근로환경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들이 꼬박꼬박 내고 있는 혈세가 아닌가요?

    이 또한 정치인들의 잘못은 아닌가요? 문제점을 보완하려는 의지보다 무조건 퍼주기식 인기만 얻기 위한 정치표를 받기 위한 정치를 하다 보니 이런 큰 구멍이 생긴 것이 아닐까요?

    비단 돈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렇게 가용인력이 낭비되는 상황에서 한쪽에서는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들은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습니다. 특히 최저임금을 주거나 약간 상향하는 임금을 줄 수밖에 없는 사업주들에게는 더욱더 실업급여가 원망스러울 것 같습니다.

    최저임금을 받는 것이나 실업급여를 받는 것이나 금액 면에서 차이가 많이 없다 보니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서 단기간 취업했다가 지원기준이 충족되면 빠르게 손절하는 주식과 같이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들도 더러 있을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해당 기관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하며, 국민의 혈세와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의 혈세를 뜻깊게 활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매년 높아져 가는 최저임금과 인건비 때문에 요즘 어느 식당을 가더라도 브레이크 타임이라는 문구를 보게 됩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꽤나 불편한 시간입니다.

    바쁜 업무 때문에 점심식사 시간을 놓치게 되는 경우 예전에는 여느 식당을 가더라도 밥 한 그릇 먹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요즘은 주린 배를 움켜잡고 이 집 저 집 기웃거려야 간신히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과 인건비 상승, 인력난 때문에 식당 운영을 지속적으로 할 수가 없어 비수기 시간에는 브레이크 타임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 브레이크 타임은 근무하는 직원들에게도 힘든 시간입니다. 브레이크 타임이 되기 전에 설거지랑 홀 정리도 끝내야 하기 때문에 주어진 시간에 빠듯하게 손님도 응대해야 하고, 정리도 해야 하고 무언가 소홀해지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손님이 빨리 식사를 했으면 하는 마음도 들고, 식사가 끝나기 전에 브레이크 타임 맞추기 위해 청소를 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가 있습니다. 브레이크 타임, 쉬는 시간은 누구에게 좋은 걸까요. 실업급여, 최저임금, 인력난은 시장경제와 노동 활동의 태클이 되어버렸습니다.

    서민경제를 외치면서 인기몰이 표심 얻기를 일삼았던 정치인들이 만들어 낸 이러한 상황은 그 장본인들이 책임져야 할 것입니다. 국민들은 누가 이런 환경을 만들었는지 다 알고 있습니다.

    이수석(대한물류산업기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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