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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0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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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언어습관- 정호영(한국초중고등학교교장총연합회 회장)

  • 기사입력 : 2023-08-13 19: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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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들의 언어생활이 점점 더 거칠어지고 있다. 여성가족부와 교육단체 조사에 따르면 평범한 청소년의 73.4%가 매일 욕설을 하며, 평균적으로 75초에 한 번씩 욕설을 내뱉고 있다고 한다. 이런 욕설문화는 중고생에 국한된 게 아니라 초등학생들의 욕설 사용도 65.5%에 이르는 심각한 상황이다.

    욕설은 청소년의 지능발달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욕설이 무서운 이유는 뇌 구조 자체에 미치는 악영향 때문이다. 카톨릭의대 연구팀에 의하면 욕설이나 언어폭력은 감정의 뇌로 이루어진 변연계에 영향을 미쳐 감정조절 능력을 상실하게 되어 공격적 행동이나 정신장애로까지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2022년 한국방정환재단과 한국행정연구원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아동·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꼴찌를 기록했고,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59위로 조사국 중 최하위 수준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가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이유가 단지 현재의 삶이 힘들어서만은 아니라 낮은 자존감에 영향을 미치는 청소년의 욕설문화도 한 원인이다. 욕설은 분명 존중의 언어가 아니라 비하의 언어다. 청소년들이 친구들과 욕설을 많이 교환한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비하한다는 뜻이다. 이런 청소년들의 욕설 문화는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자존감을 저하시키고, 자신의 인생에 대한 행복감도 축소시킬 수 있다.

    우리가 매일 주고받는 말에는 엄청난 힘이 있다. 말의 능력이 구체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사소하게 여길 수도 있지만, 말은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생명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마치 태양 에너지가 모든 생명을 살게 하듯 말도 사람의 모든 환경을 변화시키고, 말하는 사람까지도 움직이게 하는 생명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말은 신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언어를 통하여 육체적 변화를 일으키는 언어치료법까지 생겼을 정도다.

    1993년 일본의 물 파동의학 전문가인 에모토 마사루 박사가 했던 실험 결과를 보면 긍정적인 말을 기록한 물컵 속의 물 분자는 보석같이 빛나는 육각수 모양의 결정체로 변했으며, 부정적인 언어에 노출된 물컵 속의 물 분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된 기형적인 모양의 결정체로 변했다는 실험도 있다. 일선 학교에서도 밥과 식빵을 이용한 긍정과 부정의 말 실험을 통해 ‘말의 힘’에 대한 놀라운 결과를 검증하기도 한다.

    우리가 매일 대화 속에서 주고받는 약 1만6000마디의 말은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인생을 바꾸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긍정적인 말과 에너지를 주고받아야 한다. 그러면 나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국가, 나아가 지구촌 전체가 긍정 에너지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마음에 가득한 것은 말이 되어 입으로 나오기에, 말을 통하여 그 사람의 내면의 상태와 인격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반대로 입에서 나온 말이 마음의 모습을 만들기도 한다. 믿음의 말을 하다 보면 마음의 그릇에 자연스레 믿음이 담기기도 하고, 절망스러운 상황이지만 희망의 말을 통해 마음의 정원에 소망의 꽃이 피기도 하며, 불평하고 싶을 때 오히려 감사의 말을 하다 보면 마음의 샘에서 흐른 감사가 축복이 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나와 남에게 용기를 주는 긍정적인 말은 우리 자신의 행복이요, 인생을 바꾸는 비결이다.

    욕설과 비속어로 너무나 거칠어져 버린 우리 학생들의 입에서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란 꽃향기 나는 언어 습관을 길러주고 싶다. 습관적인 욕설들, 부정적인 언어들을 던져버리고 칭찬과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말의 습관을 연습하여 인생 행복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학생들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정호영(한국초중고등학교교장총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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