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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늙는 것도 서러운데- 이현근(경제부장)

  • 기사입력 : 2023-07-26 19: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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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세 시대가 현실화하면서 오래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오래 사는 만큼 생계유지는 물론 인간답게 살 품위비 마련이 새로운 과제가 됐다. 늙어버린 육신으로는 경제적 자립이 쉽지 않아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하는 불확실한 노후에 대한 두려움,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은 노후를 보내야 할지 모른다는 혼란스러운 걱정이 인생의 황혼을 옥죄고 있다.

    ▼고령층의 경제활동이 늘고 있다. 통계청이 55~79세 고령층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이 가운데 3명 중 2명꼴인 68.5%가 계속 일을 하고 싶다고 했고, 평균 73세까지는 일하고 싶다고도 했다. 일을 원하는 이유는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서가 55.8%, 일하는 즐거움 때문에가 35.6%였다. 올 5월 기준으로 고령층 인구는 1548만1000명이다. 2013년 1084만5000명 때보다 40%가 늘었다.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는 물론 고용률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최근 60세 이상 완전은퇴가구 세전 소득을 기준으로 분류한 ‘노후소득 피라미드’ 자료가 나온 적 있다. 가장 꼭대기층에서 충분한 생활비가 있는 은퇴 귀족층의 월 소득은 525만원으로 전체 은퇴가구의 2.5%였고, 바로 아래층인 은퇴상류층은 372만원으로 8.1%, 은퇴중산층은 198만원으로 33.1%를 차지했다. 상대빈곤층은 125만원으로 가장 많은 39.3%였고, 절대빈곤층은 101만원으로 17%나 됐다.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마라’는 구호가 있다. 한때 노동자들은 노동력을 착취하는 자본가를 공격하는 말로, 자본가들은 맞대응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내세우며 이 구호를 강조했다. 똑같은 구호를 두고 동상이몽의 해석을 했지만 공통점은 노동에 대한 신성함과 가치를 깔고 있다. 일을 해서 생계를 책임지는 것은 인간의 오래된 생존방식이다. 하지만 은퇴가구 절반 이상이 늙어서도 먹고살기 위해 생계전선에 내몰려야 하는 건 서글프다.

    이현근(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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