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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신성장동력, 배터리 산업에 대한 고찰- 정필승(인제대학교 미래에너지공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3-07-18 19:4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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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완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자동차를 필두로 운송 수단의 전동화가 가속되고 있으며,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웨어러블기기 보급의 확대 역시 일반 소비자로서도 전기와 배터리의 중요성이 매우 높아짐을 실감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신재생에너지 발전 확대 등 에너지믹스라는 에너지 전환 시대와 스마트 공정과 같은 본격적인 자동화 시대를 맞이하면서 전기에너지의 활용과 독립 전원으로서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였으며, 예상 수요는 매년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매킨지(McKinsey)의 최근 보고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오는 2030년까지 전체 리튬이온배터리 시장은 매년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며,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규모는 2025년경에 우리나라의 산업 경쟁력을 견인한 메모리반도체 시장 규모를 따라잡고 2030년까지 그 두 배에 달하는 거대한 시장 가치를 가질 것으로 예측한다.

    이러한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의 배터리 기술력은 해외 시장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배터리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따라서 배터리 제조 분야에서 중국 시장을 제외하고 1위를 달리고 있는 우리나라의 K-배터리 산업이 K-반도체를 이을 우리나라 산업의 주력으로 거론되는 것은 어느 정도 합리적인 추측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배터리 산업의 구조를 자세히 고려한다면 지금까지의 반도체 시장과는 많은 차이점이 있으므로, 차세대 주력산업으로서 배터리 시장에 대해 다소 비관적인 시각 역시 존재한다.

    가령 배터리 공정에 들어가는 주요 광물의 경우 해외 의존도,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이며 차세대 배터리 개발 및 보급에 있어 전극 및 전해질 등 원천기술 역시 일본의 축적된 기술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다시 말해 배터리 시장에서 국제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우리나라 K-배터리 산업은 원료 수급의 경제성, 전지 소재 및 부품 원천기술, 그리고 급증하는 수요와 제품의 경제성을 고려한 생산 공정 규모의 확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 할 수 있다.

    이미 올해부터 시작된 배터리 공급 부족 현상은 국내외 배터리 산업 규모의 급격한 확장, 그리고 이에 따른 전문인력 수요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배터리 산업의 인력 부족 현상은 시장 규모가 더 큰 반도체 시장보다도 높은 것이 현재 상황이다.

    또한 숙련된 인력을 유치하고자 하는 기업의 수요에 반하여 배터리 기술 분야의 경우 단기간에 전문 인력을 배출하기 힘든 특성이 있어 이러한 인력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차세대 배터리 시장과 소재 원천기술 확보를 겨냥한 연구 분야의 경우 일부 기업들은 배터리 기술 관련 석·박사급 전문 연구 인력 양성을 위해 일부 대학과의 MOU를 기반으로 계약 학과를 개설하여 경력자에 준하는 연구 숙련 전문 인력 수급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생산 및 공정 분야 역시 급증하는 인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기술에 특화된 설계 및 공정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배터리 기술 관련 대학 신설 학과들이 생겨나고 있어 배터리 분야에 대한 중장기적 전문인력 교육 시장의 기반이 형성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배터리 산업은 원료 수급이나 국가별 규제와 같은 국제 관계가 깊이 관여된 시장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성장하는 산업구조와 해외시장 대응에 대한 정부·기업 간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경남, 부산, 울산지역에도 배터리 산업에 대한 관심과 관련 업체들이 꾸준히 늘어가고 있으며, 대규모 이차전지 생산공장 건설 계획 등 이차전지 관련 산업이 성장하는 추세이지만 타지역과 비교하여 산업기반 측면에서 다소 부진한 편에 속한다.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기술과 시장에 많은 이목이 쏠리는 만큼 신성장동력으로서 지역 내 배터리 산업 여건 구축에 대해 경·부·울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정필승(인제대학교 미래에너지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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