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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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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제정세 변화와 한반도- 이성권(입법정책연구회 연구소장)

  • 기사입력 : 2023-07-10 19:3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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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현대사에서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미국·영국·일본·러시아·중국 등 역외세력에 의한 주도권 경쟁의 중심에 서 있었다. 이들 국가의 갈등의 중심지가 되면서 열강들의 국익에 따라 운명이 좌지우지되었다. 국제사회의 외교무대에서 우리는 약소국으로서 변방의 처지였다. 물론 구한말 당시 약소국과 지금의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과 경제·군사력은 비교가 되지 않지만,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와 주변국들의 관심을 보면 구한말 상황과 데자뷰된다. 동북아 국가들의 역동적 움직임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현실적 위협이자 평화의 길로 가는데 가장 큰 장애물인 현 상황을 직시해야 되는 상황이다.

    미국과 전략적 경쟁 상대인 중국은 최근 급격히 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막강한 군사력을 키워 세계 1위 군사강국 미국에 도전하는 양상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대만에 대한 물리력 행사는 단순히 대만을 겨냥한 것이 아닌 본질적으로 미국을 겨냥한 포석이다. 대만해협에서 무력충돌이 발생하고 중국의 의도대로 제해권이 장악될 경우 우리는 해상교통로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군사적 충돌에 연루될 위험도 있다. 일본이 최근 종전 평화헌법하에서 안보정책을 제약해 온 비군사화의 기조에서 벗어나 강력한 안보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우리는 우발적인 한반도 전장화를 예방하기 위해 한일 간 혹은 한미일 간 전략협의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한미일 협력 틀 안에서 일본의 행동이 조율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북한은 현재 국제정세를 신냉전과 다극화로 특정짓고 남한을 명백한 적으로 규정했다. 남북관계 경색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한반도 국지전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국방과 안전 확보라는 미명 아래 핵 개발 고도화에 모든 것을 집중하는 동안 열악한 경제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북한이 스스로 경제적 실패를 인정하고 시장경제체제를 점진적으로 도입하여 개방을 하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 방법이라는 것을 하루빨리 자각하길 바랄 뿐이다.

    한미동맹체제 강화, 한미군사훈련 복원 등 윤석열 정부의 일련의 조치들은 대북 억제의 실질적 효과를 이끌어 냈다. 또한, 북한의 지속적인 핵 개발과 군사적 도전에 대해 전술핵 배치 등은 윤석열 정부의 북 도발에 대한 제재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북한의 지속되는 핵·미사일 시험 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윤석열 정부의 담대한 구상 추진에 어려움을 겪게 하고 있다. 이에 굴하지 않고 단호한 원칙을 가지고 북한에 대응하되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올 수 있도록 제반 여건 조성을 마련하고, 과감한 결단도 고려해야 한다. 즉, 현 단계에서 군사적 대응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 해야 한다. 북한의 핵 보유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한반도 정세는 예측 불가의 영역으로 들어서고 있다. 핵은 핵만이 해결책이라는 핵 균형의 외교적 해법이 힘을 받는 가운데 한국의 독자 핵 무장의 정치적 터부가 깨진 상황이다. 한·미·일 안보협력의 틀 속에서 한미동맹에 기반한 미국의 핵우산도 좋지만 70% 이상의 국민이 ‘핵 보유를 신중히 검토할 때가 되었다’는 여론조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가의 생존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모든 것이 이해되고 조정되어야 한다.

    이성권(입법정책연구회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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