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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30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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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이종구(김해본부장)

  • 기사입력 : 2023-04-09 19:3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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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80년대 후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제목의 소설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이문열 원작인 이 소설은 1990년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돼 같은 해 청룡영화상 각본상을 받았고 대종상에서는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등 7관왕을 차지했다. 이 작품은 명문대를 나온 시골 출신 청년이 미국을 동경하는 한 여자에 대한 애증 때문에 결국 그녀를 죽이게까지 이르는 심리상태를 묘사하고 있다.

    ▼최근 들어 집권여당의 지지율 하락을 지켜보면서 갑자기 이 소설의 제목이 떠올랐다. 명문대에 들어가 고시공부하던 남자 주인공이 우연히 겉멋만 든 한 여자를 알게 된 뒤 그녀에 빠져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다 결국 그녀를 죽이고 자신의 인생까지 종 치는 내용이 전당대회에서 어거지로 지도부 전체를 친윤(친윤석열) 일색으로 도배하더니 기어이 각종 실정(失政)과 설화(舌禍)로 추락하는 집권여당이 사뭇 닮았기 때문이다.

    ▼반윤과 비윤이라면 무조건 겁박하고 집단린치를 가해 친윤 일색으로 지도부를 구성했으면 국민들에게, 아니 최소한 지지세력에게라도 희망과 안정감을 줘야 할 텐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5·18민주화운동 등과 관련 3연타석 말실수를 하면서 공개활동을 중단했고, 태영호 최고위원은 4·3사건 왜곡 발언으로, 조수진 최고위원은 양곡관리법과 관련 ‘밥 한 공기 더 먹기’ 발언으로 국민들의 염장을 질렀다.

    ▼최고위원들이 돌아가면서 사고를 친 데다 근로시간 개편안, 저출산대책 등 당정의 정책 혼선까지 불거지면서 3월 말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에 역전당한 조사결과가 쏟아졌다. 그 결과 4·5 재·보선에서 텃밭이라고 불리던 울산에서 교육감선거는 물론 남구 구의원 선거에서조차 패배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런데도 여당 내에 위기의식은 찾아보기 어렵다. 바닥까지 추락해야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 싶다.

    이종구(김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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