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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8월 10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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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눔 프로젝트] (80) 축구선수 꿈꾸는 민기

“열 알레르기 핸디캡 있지만… 손흥민 형 같은 선수돼 할머니 집 사드리고 싶어요”
부모님 이혼으로 외갓집에서 누나와 커
3년 전 할아버지 돌아가시며 생계 악화돼

  • 기사입력 : 2022-07-12 0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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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선수가 몸에 좋은 걸 많이 먹고 뒷바라지도 해줘야 하는데, 다 못해주는 것 같아 항상 마음이 쓰이죠.”

    민기(14·가명)는 엄마, 아빠 대신 외할머니의 보살핌을 받으며 한 살 위 누나 유선(15·가명)이와 함께 산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이 이혼하면서 2012년에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집으로 오게 됐다. 아빠는 재혼 후 가족과 인연을 끊었고 엄마도 가출해 연락이 닿지 않는다.


    개인택시를 하던 외할아버지가 3년 전 갑자기 돌아가신 후 살림살이는 더 녹록지 않아졌다. 외할머니는 허리 대수술을 한 후 재활을 하다 복사뼈가 골절돼 다시 병원신세를 졌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다. 오래된 주택에 사는 외할머니는 계단이 있어 혼자서는 집밖 외출이 불가능하다.

    아이들을 위해 휠체어에 앉아 반찬을 준비하는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맛있는 것을 마음껏 못해줘 마음이 아린다고 했다. 할머니는 “애들이 한창 클 때잖아요. 많이 먹어야 하는데, 장 보러 가는 것도 힘드니 늘 미안하죠. 그래도 밥 먹을 때가 되면 반찬투정 안하고 잘 차려 먹으니 고맙죠”라고 말했다.

    민기는 태권도와 축구부, 육상부 활동을 하며 남들의 세 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또래에 비해 체구가 작아 초등학교 1학년 때 시작한 태권도는 벌써 3품이다. 매일 도장을 찾아 10월에 있을 4품 승품을 준비하고 있다.

    민기는 학교 축구부에 들고 싶었지만 지난해는 키가 작아서 부원이 되지 못했다. 1년 새 13㎝가 훌쩍 큰 민기는 소원하던 축구부에 선발됐다. 축구부 활동 중에 달리기 재능을 발견한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육상도 함께 시작하게 됐다. 올해 처음으로 대회를 나갔는데 3개 대회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800m, 1500m 중장거리에 적합한 신체조건과 뛰어난 폐활량이 민기의 무기다.

    사실 민기는 운동선수가 되기엔 핸디캡이 있다. 열 알레르기가 있어 땀을 많이 흘리면 등에 수포가 나서 약으로 관리해야 한다. 그렇지만 민기는 “수포가 나면 약 먹으면 되죠. 운동할 수만 있으면 문제 없어요”라고 웃어보였다.

    홀로 두 아이를 키우는 게 벅차기도 할 텐데 할머니는 연신 손자, 손녀 자랑에 여념이 없다. 운동 잘하고 집에 손님이 오시면 커피도 맛있게 잘 타는 손자 칭찬에 이어 유선이는 웃는 게 예쁘고 영어를 잘해 영어성적이 95점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애들이 착해요. 학교 선생님이 가끔 전화를 하시거든요. 학교 생활도 잘하고 지적받을 게 없대요. 이만하면 됐죠. 점점 크니까 키우는 게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테두리 안에서 다 해주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민기는 축구를 늦게 시작한 데다 체구도 작은 편이라 훈련에 더 열심이다. 덕분에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기록이 나아지고 있다. 포지션을 묻자 아직 주전자리를 꿰차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어 어느 자리에서든 눈에 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민기는 “손흥민 형처럼 유명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프로에서 돈을 많이 벌면 할머니가 편하게 다니실 수 있도록 집 한 채 사드리고 싶어요”라고 꿈을 말했다.

    민기네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생계비와 위탁가정 정부지원을 받고 있지만 할머니 병원비와 아이들 뒷바라지엔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민기가 고등학교 축구부에 진학하면 비용이 더 많이 필요해 할머니의 걱정이 크다.

    아동보호전담요원은 “몸이 불편한 외할머니와 함께 사는 환경에서도 육상과 축구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안전한 양육 환경으로, 학업과 꿈에 집중해 아이가 희망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지역사회 내 보호와 경제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도움 주실 분 계좌= 경남은행 207-0099-5182-02(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남지회)

    △5월 14일 16면 (79) 외증조모와 사는 남매 경남은행 후원액 300만원 일반 모금액 84만2000원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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