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5월 20일 (월)
전체메뉴

“아내 현명하지 못한 처신 사과”… 특검엔 “정치공세”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

  • 기사입력 : 2024-05-09 20:45:28
  •   
  • “의대 증원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저출생 해결에도 의료개혁 중요”

    “24번 민생토론회 244개 과제 점검
    내주 재개… 빈말 안되게 챙길 것”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열었다. 취임 2주년(10일)을 앞둔 시점이다.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 2022년 8월 17일 이후 약 21개월 만의 기자회견이다. 그동안 ‘불통 이미지’에 대한 지적이 적지 않은 데다 총선 참패로 인한 소통 차원으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서 집무실에서 약 21분간 생중계로 지난 2년 국정운영 과정을 되짚고 남은 임기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사과’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쳐드린 부분에 대해서 사과를 드린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야당에서 요구하는 특검에 대해서는 ‘정치공세’라며,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또 민주당 주도로 국회 문턱을 넘은 채상병 특검에 대해선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에 대해 “민생에 있어 아무리 노력했어도 국민께서 체감하는 변화가 많이 부족했다”며 “정부의 정책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소통하는 것이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솔직하고 진솔한 회견으로 평가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자화자찬’, ‘무사안일’ 등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김 여사 의혹에 “아내 현명하지 못한 처신 사과”… 특검엔 “정치공세”= 윤 대통령은 부인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2월 KBS와 특별 대담에서는 김 여사 의혹과 관련해 “박절하게 대하긴 참 어렵다. (상대를)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좀 문제라면 문제이고, 좀 아쉽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다만 민주당이 요구하는 김 여사 특검에 대해선 “수사가 봐 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며 ‘정치공세’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수사가) 진행되는 것을 잘 지켜보고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국민께 수사 당국에서 상세하게 경과와 결과를 설명할 것”이라며 “그것을 보고 만약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면 그때는 제가 특검을 하자고 먼저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은 저를 타깃으로 해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 치열하게 수사를 했다”며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그야말로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 정치공세, 정치 행위 아니냐. 진상을 가리기 위한 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채상병 특검에 대해선 “수사와 사법 절차를 일단 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후 미진할 경우 특검을 하자는 의미다. 이는 사실상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의료·연금 개혁 계속 추진=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 앞서 진행한 국민보고에서 “저출생은 시간을 두고 진행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이제 거의 국가비상사태”라면서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장관급)를 부총리급으로 격상, 저출생대응기획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아이들을 위한 필수 의료, 지역의료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며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의료 개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의료 수요를 감안할 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3대 개혁 과제 중 하나인 연금 개혁과 관련해서도 “역대 어느 정부도 연금 개혁 문제를 방치했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며 “임기 안에는 확정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 협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민생토론회 내주 다시 시작…빈말 되지 않게 챙길 것”= 윤 대통령은 공공기관 이전 등 국토 균형발전 계획에 대해 “지역에서 기대한 것만큼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기에 앞으로 지역 특성, 산업, 경제 특성에 맞춰야 한다”며 “맞춤형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균형발전의 ‘세 가지 원칙’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첫째는 지방의 재정 자주권과 정책 결정권을 더 보장해 주고, 두 번째는 지방의 각 지역이 스스로 비교우위에 있다고 판단되는 사업들을 스스로 발굴하고 중앙정부는 규제 완화나 재정이나 이런 여러 가지를 밀어주고, 세 번째는 우리나라 어느 지역에서나 공정한 교통 접근성을 갖게 한다는 것이 제3대 균형발전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총선으로 미뤄진 민생토론회는 다음주부터 재개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경상북도, 전라북도, 광주, 제주도에서도 민생토론회를 할 계획을 잡고 있다”며 “지역 현안, 희망 사항이 현실화될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하고 상당 부분 검토돼 있다”고 했다. 그동안 진행한 민생토론회와 관련해서는 “24번의 민생토론회와 점검회의를 해서 나온 244개의 과제를 전부 점검했고, 후속 조치 추진 상황을 대통령실과 총리실이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며 “빈말이 되는 민생토론회가 되지 않도록 잘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이상권 기자 sky@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 관련기사
  • 이상권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